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생태계의 자궁 멍들고 있는데…우리는?

등록 2010-12-10 10:23수정 2010-12-10 10:46

경천교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풍경.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은,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을 당하는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공사가 진행되기 전(위 사진), 후(아래 사진) 모습. 지율스님 제공
경천교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풍경.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은,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을 당하는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공사가 진행되기 전(위 사진), 후(아래 사진) 모습. 지율스님 제공
강가의 노래 ④ 경천교를 건너며
지율스님과 이름없는 이들이 부르는 강에 대한 위로의 노래
경천교를 건너며

세상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철이 들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연기의 법을 설하셨고
저는 연기를 배우는 수행자로 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참혹한 광경을 밟으며 경천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을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하는 잔혹한 현장을….

파헤쳐지는 금빛 모래는 흐름을 맑히던 정화의 기슭이었고
은빛 물결은 많은 생명들을 키우던 생태계의 자궁이었습니다.
‘생명 살리기라’는 휘장으로 가려진 장막 안에서
정화의 땅은 파헤쳐지고 생명의 강은 검게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슬프고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의 기도와 기도의 땅이 묻혀 가는 강변을 바라보며
끝내 이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며
역사 속에 우리는 나란히 공범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아아,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소서.

글·사진·영상 지율스님 cafe.daum.net/chorok9



생명운동가인 지율스님이 4대강 공사로 파괴되는 낙동강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보내와 ‘강가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10여회 연재합니다. 지율스님과 이름없이 노래하는 이들은 마애습지, 회룡포, 내성천, 을쑥도 등 낙동강 공사 현장을 찾아 고통받는 강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편집자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