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교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풍경.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은,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을 당하는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공사가 진행되기 전(위 사진), 후(아래 사진) 모습. 지율스님 제공
강가의 노래 ④ 경천교를 건너며
지율스님과 이름없는 이들이 부르는 강에 대한 위로의 노래
지율스님과 이름없는 이들이 부르는 강에 대한 위로의 노래
경천교를 건너며
세상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철이 들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연기의 법을 설하셨고
저는 연기를 배우는 수행자로 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참혹한 광경을 밟으며 경천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을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하는 잔혹한 현장을…. 파헤쳐지는 금빛 모래는 흐름을 맑히던 정화의 기슭이었고
은빛 물결은 많은 생명들을 키우던 생태계의 자궁이었습니다.
‘생명 살리기라’는 휘장으로 가려진 장막 안에서
정화의 땅은 파헤쳐지고 생명의 강은 검게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슬프고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의 기도와 기도의 땅이 묻혀 가는 강변을 바라보며
끝내 이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며
역사 속에 우리는 나란히 공범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아아,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소서. 글·사진·영상 지율스님 cafe.daum.net/chorok9
철이 들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연기의 법을 설하셨고
저는 연기를 배우는 수행자로 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참혹한 광경을 밟으며 경천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젖줄로 모든 생명을 길러왔던 어머니강을
그 심장부까지 난도질하는 잔혹한 현장을…. 파헤쳐지는 금빛 모래는 흐름을 맑히던 정화의 기슭이었고
은빛 물결은 많은 생명들을 키우던 생태계의 자궁이었습니다.
‘생명 살리기라’는 휘장으로 가려진 장막 안에서
정화의 땅은 파헤쳐지고 생명의 강은 검게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슬프고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의 기도와 기도의 땅이 묻혀 가는 강변을 바라보며
끝내 이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며
역사 속에 우리는 나란히 공범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아아,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소서. 글·사진·영상 지율스님 cafe.daum.net/choro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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