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하우 투 스킨십
그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러니까 지난 주말 일이다. 감기 기운에 몸은 으슬으슬했고, 진행하던 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 예민해져 있었다. 쌓인 집안일에, 꼬인 스케줄. 갑자기 맥이 탁 풀리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거실에 앉아 한숨을 쉬었던 것 같다. 누군가 내 등을 ‘톡’ 쳤다. 딸이었다. 뒤뚱거리며 내 앞으로 오더니 갸우뚱 쳐다보기를 잠깐, 고사리 같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는다. 씩 웃으면서 말이다.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마음속 주름이 쫙 펴지는 느낌이었다. 벌떡 일어나 딸아이를 안았다. 짜증도 근심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물론 이제 막 돌 지난 아이가 엄마를 걱정해서 그랬으리라 생각할 수는 없다. 엄마의 표정에 관심을 갖고 다가와 말을 걸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아이가 전한 눈빛과 손길이 어떤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된 것이다.
육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스킨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에게 스킨십을 하게 되면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쉽게 잠들 수 있으며 소화나 배설능력이 좋아지고 호흡기능이 향상된다고 말이다. 스킨십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는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대인관계에서도 긍정적이고 감정표현에 어려움이 없다고도 말한다. 밝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스킨십이 부족한 아이는 친밀해지는 것에 불안해하며 정서적으로 냉담해지고 감정표현을 억압해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준다.
이런 스킨십의 강점이 아이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거다. 세로토닌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딸아이의 작은 손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 것처럼 나의 손 역시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의 손을 잡은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다. 관심과 배려의 스킨십, 가족들에게 먼저 시작해봐야겠다.
김현주/<코스모폴리탄>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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