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사 대상 : 중대부중 친구들이 자주 가는 분식집 7곳
◎ 조사 내용 : 봄에는 배고픔을 달래러,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려, 가을엔 따뜻한 것을 몸에 넣으려, 겨울엔 매서운 바람을 피하러 가는 이곳! 학생들이 사계절 내내 애용하는 이곳! 분식집 하면 떡볶이, 순대, 튀김, 어묵 등이 떠오른다. 중대부중 친구들 30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분식을 조사한 결과, 떡볶이가 16명, 순대는 10명, 튀김은 4명으로 떡볶이가 1순위에 올랐다. 떡볶이집으로 맛 탐험을 떠났다.
중대부중에서 가장 가깝고 학생들이 많이 가는 ‘스마일’에 먼저 갔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맛과 양인 것 같다. 스마일 떡볶이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맛이다. 그리고 양이 꽤 많다. 종이컵 한 컵에 꽉꽉 눌러 담아주시는데 그게 500원이다. 보너스로 튀김까지 주신다. 500원에 넉넉하게 먹을 수 있으니 학생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인기 만점이다.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는 학생들은 걸어가면서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서 들고 나가는 학생이 많아서 그런지 테이블이나 의자는 빈약한 편이다. 할머니께서 친절하시지는 않다. 떡볶이 양을 봐서는 인심이 좋으신 것 같았는데…. 하지만 종종 말을 걸어주신다. 학생들이 많이 가는 분식집이므로 다른 학교 남중생을 만날 확률은 높다.
분식집 7곳의 떡볶이를 모두 맛봤다. 중학생 손님들에게 좀더 친절하기를 청소년 기자는 주문했다.
‘상환이네 분식’으로 이동했다. 떡볶이 국물은 걸쭉하지 않아 깔끔하다. 그렇지만 떡이 많이 불어 너무 흐물흐물했다. 이런 것은 나이 드신 분들에게 어울리지 우리 같은 학생들은 쫄깃쫄깃한 맛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학생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테이블과 의자가 많고 공간도 넓어서 좋았다. 1인분에 1500원이었는데 가격에 비해 양은 적은 것 같다. 주방은 깨끗한 편이다. 학생보다는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분식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많이 가지는 않기 때문에 남중생이나 여중생을 만날 확률은 안타깝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세 번째로 중앙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엄마손 분식’, 일명 ‘끼니’라고 이르는 분식집으로 이동했다. 대학 주변이라 손님은 거의 대학생이다. 그러나 떡볶이집의 가장 중요한 것은 맛! 약간 매콤하면서 조금 단맛이 났다. 일반 분식집에서 파는 맛이 아니라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맛은 별로라도 영양만은 최고인 ‘엄마표 떡볶이’ 맛이다. 1인분에 2000원이라 중학생들에게는 부담 되는 가격이다. 양은 푸짐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2000원에 딱 맞는 정도였다. 부엌은 청결한 편이었고, 친구들 5~6명 이상이 앉아서 먹기엔 조금 좁았지만 2~3명이 먹기엔 아늑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밖이 많이 춥지 않니? 어서 들어오렴”이라고 말도 걸어주셔서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가는 인심 속에 스치는 남학생들
다음으로, 흑석동에 있는 ‘윤정김밥’에 가보았다. 윤정김밥은 두 기자가 애용하는 가게이다. 맛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고 가격은 다섯 곳 중에 두 번째로 싸며 양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아저씨가 있어 좋았다. 다만 주변 환경이 아주 깔끔한 편은 아니다.
상도동에 사는 한 친구가 하도 “흑석동 떡볶이가 후지다”고 해서 상도동 떡볶이를 맛보러 갔다. 맛이 괜찮았다. 학교 친구의 추천으로 상도동에 있는 ‘미소김밥’을 방문했다. 그곳 떡볶이는 떡이 쫄깃하고 당면과 야채가 많아 새로운 맛이었다. 하지만 25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양이 적었다. ‘오시오’도 상도동에 있는데 우리 반 친구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던 곳이기도 하다. 국물이 많아 떡이 동동 떠다녔지만, 만두튀김을 넣어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1인분만 먹는 게 안 된다고 했다. ‘뭐 이런 경우가…’라고 생각했다. 조금 황당했다. 안 그래도 돈 없는 불쌍한 중학생인데…. 기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그때 어느 아주머니께서 “너희도 커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베풀렴”이라고 말하며 1인분의 돈을 내주셨다. 기자들은 ‘이게 웬 떡이냐?!’고 생각했다. 그 아주머니는 꼭 복 받으실 것으로 보인다. 다시 본론으로, 서비스는 그다지 좋진 않았다. 가격도 양에 비해 비싸다.
1인분만 시키면 안 될까요?
다음으로 ‘요런’에 다녀왔다. 요런은 겉모습만 봐도 지금까지 다녔던 분식집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청소년들 취향에 맞게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틀어줬고 가게 안도 깨끗하고 넓었다. 이런 분식집은 처음이다. 맛도 예술이다. 채소가 하나도 없고 어묵도 없어서 조금 섭섭하기는 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맛있는 만큼 비쌌다. 1인분에 2500원이라 돈 없는 중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두 기자는 부른 배를 두드리며 맛 순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김현정ㆍ김예진 청소년 기자가 매긴 중대부중 근처 분식집 별점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송치 의견 : 아이들을 위해 좀더 깨끗하게 해주시고 떡볶이 종류를 늘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께서 음식을 적게 시켰다고 인상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 김현정, 김예진 청소년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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