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금 기자
타임아웃 /
“선수 몸값 너무 뛰었다.”
“언제까지 모기업이 적자를 보전해줄지 모른다.”
종목별로 온도차이는 있지만 프로야구·축구·농구 등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얘기다. 이 가운데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은 축구 쪽에 널리 확산돼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이 발행하는 계간 <스포츠 과학> 여름호에 한국경제연구소 정희윤 소장이 쓴 ‘프로선수의 몸값은 어떻게 결정될까’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2006년 프로축구의 경우 3대 수입(방송중계권·타이틀스폰서·티켓판매)은 136억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내선수연봉(436억원)과 해외선수연봉(105억원)으로 지출한 돈은 542억원이다. 총수입으로 연봉을 충당한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야구(68%) 농구(72%)는 축구보다는 괜찮지만 적자는 마찬가지다.
프로축구 14개 구단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자립을 시도하고 있는 FC서울을 보자. 서울은 지난해 마케팅수입(130억원)과 선수트레이드(20억원)로 15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다른 구단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익이다. 그러나 서울조차 선수 연봉만으로 84억원을 지출했다.
선수 몸값 등 인건비가 구단 살림의 60~80%를 차지하는 것은 기형적이다. 일본 J리그의 인건비 비중은 5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 전에 일본 축구의 상징 미우라 가즈요시가 연봉을 자진 삭감하면서 선수들이 자기희생을 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한다.
한국도 이제 선수-구단-프로축구연맹 3자가 나서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할지 근본적으로 고민할 때다. 가장 먼저 구단이 나서 곪을대로 곪은 속사정을 공개해야 한다. 마케팅 등 수익사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연맹은 공존을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한다. 그럴 때 선수들의 동참도 이뤄질 것이다. 서로 눈치만보다가는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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