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회소홀름에 위치한 렁스테드 고등학교에는 ‘팀덴마크’ 제도에 지원한 학생 15명이 다닌다. 예스 베르그홀트 교감(가운데)과 팀덴마크 지원 선수들이 학교 건물 앞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수 희망 고교생에 1년 연장 기회
대학 특례입학 없어 공부도 열심히
대학 특례입학 없어 공부도 열심히
으라차차 생활 스포츠 ⑦ 덴마크 ‘3+1년제’ 고교 /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바로 옆에 있는 인구 2만4000여명의 소도시 회소홀름. 이곳에 있는 렁스테드 고등학교 3년생인 남자농구 선수 안드레아스(17)는 3년 고교 과정을 4년에 이수하기로 했다. 한국처럼 공부를 못해 유급당하거나,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잡아뒀기’ 때문이 아니다. 국가지원을 받는 특별학생이 되기 위해 스스로 1년 연장의 길을 택했다. 안드레아스는 “하루 수업이 줄어들면서 운동시간이 더 많아져 오히려 학업과 운동을 함께 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그가 ‘3+1년’의 특이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팀 덴마크’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 ‘팀 덴마크’란?
덴마크 정부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유럽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1985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8명(문화부 장관이 4명, 덴마크스포츠연맹이 4명 지명)의 위원들이 운영을 맡고 있다. ‘팀 덴마크’는 정부 보조금, 기업들의 후원금, 중계권료, 스포츠마케팅 수익 등을 통해 모은 돈을 선수들의 훈련과 복지, 체육시설 확충, 각 스포츠연맹의 재정지원 등에 사용한다. 1년 예산은 평균 1억2500만 크로네(약 206억9750만원).
덴마크는 이 제도를 통해 1983년부터 86년까지 올림픽, 세계·유럽선수권 등 3대 국제대회에서 170여 개에 불과했던 메달 수를 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동안 2배로 늘렸다. 하지만 ‘팀 덴마크’제도가 메달 획득만을 위한 엘리트 선수 ‘찍어내기’는 아니다. ‘팀 덴마크’는 ‘선수들의 체력과 인격, 사회성 발전을 보장’, ‘교육 기회의 제공과 상담’을 중요한 필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 독특한 ‘3+1’ 제도 ‘팀 덴마크’ 성공의 핵심은 선수를 꿈꾸는 학생에게 3년 고교과정을 1년 연장하도록 한 것이다. 1일 수업시간을 1~2시간씩 줄여 훈련시간을 확보해주는 대신, 고교과정 1년을 늘려 공부시간도 충분히 보장해, 운동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게 목적이다. 애초 몇몇 학교에서만 실시했다가, 선수들의 통학불편을 없애기 위해 덴마크 전역으로 확산시켰다. 지원은 학생 스스로의 결정에 맡긴다. 1학년 때는 보통 학생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며, 2학년이 될 때 ‘팀 덴마크’ 제도에 지원할 수 있다. 회소홀름 도시의 렁스테드 고등학교에서 ‘팀 덴마크’ 관리를 받고 있는 학생은 15명. 종목도 농구, 핸드볼, 골프, 요트, 승마 등 다양하다. 수도 코펜하겐에는 ‘팀 덴마크’에 지원한 학생이 200여명이나 되는 학교도 있다. 물론 1년 연장에 대한 부담이나,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낀다면 ‘팀 덴마크’ 관리를 중도에 포기할 수 있다. 선수들의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는 교사 중에서 선임한 ‘팀 덴마크 코디네이터’를 꼭 둬야 한다. 코디네이터는 각 종목 학생들의 훈련과 국내외 대회 일정 등을 고려해 선수들의 수업시간과 수강과목 등의 계획표를 짜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선수들이 대회참가로 수업에 빠지면 대회가 끝난 뒤 반드시 교사와 학생 간의 1대1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예스 베르그홀트 렁스테드 고등학교 교감은 “덴마크는 선수가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대학교 특례입학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공부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팀 덴마크’ 선수 중에 학업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 성적이 좋다고 봐주는 것은 없다. 성적이 나쁘면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1년 유급을 당해야 한다”며 “대회 참가 중에도 해당과목의 과제물을 이메일 등으로 정한 날짜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을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공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소홀름/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 독특한 ‘3+1’ 제도 ‘팀 덴마크’ 성공의 핵심은 선수를 꿈꾸는 학생에게 3년 고교과정을 1년 연장하도록 한 것이다. 1일 수업시간을 1~2시간씩 줄여 훈련시간을 확보해주는 대신, 고교과정 1년을 늘려 공부시간도 충분히 보장해, 운동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게 목적이다. 애초 몇몇 학교에서만 실시했다가, 선수들의 통학불편을 없애기 위해 덴마크 전역으로 확산시켰다. 지원은 학생 스스로의 결정에 맡긴다. 1학년 때는 보통 학생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며, 2학년이 될 때 ‘팀 덴마크’ 제도에 지원할 수 있다. 회소홀름 도시의 렁스테드 고등학교에서 ‘팀 덴마크’ 관리를 받고 있는 학생은 15명. 종목도 농구, 핸드볼, 골프, 요트, 승마 등 다양하다. 수도 코펜하겐에는 ‘팀 덴마크’에 지원한 학생이 200여명이나 되는 학교도 있다. 물론 1년 연장에 대한 부담이나,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낀다면 ‘팀 덴마크’ 관리를 중도에 포기할 수 있다. 선수들의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는 교사 중에서 선임한 ‘팀 덴마크 코디네이터’를 꼭 둬야 한다. 코디네이터는 각 종목 학생들의 훈련과 국내외 대회 일정 등을 고려해 선수들의 수업시간과 수강과목 등의 계획표를 짜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선수들이 대회참가로 수업에 빠지면 대회가 끝난 뒤 반드시 교사와 학생 간의 1대1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예스 베르그홀트 렁스테드 고등학교 교감은 “덴마크는 선수가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대학교 특례입학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공부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팀 덴마크’ 선수 중에 학업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 성적이 좋다고 봐주는 것은 없다. 성적이 나쁘면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1년 유급을 당해야 한다”며 “대회 참가 중에도 해당과목의 과제물을 이메일 등으로 정한 날짜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을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공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소홀름/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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