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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티베트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이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래서 두 나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오는 22일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은 또 다른 선거로 시끄럽다. 총통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국제연합(UN)에 가입할 대만의 이름에 관한 투표가 그것이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타이완’, 이에 맞서는 국민당은 ‘중화민국’을 주장하며 뜨거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시민운동가들은 삭발을 감행하면서 투표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뿐 비현실적인 투표라는 것이다. 정치인과 시민운동의 입장 차이를 떠나 대만으로선 어쨌든 국제연합 가입은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닥쳐있는 셈이다.
대만에서 삭발시위가 있던 지난 12일 티베트 수도 라사와,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름살라에선 또다른 시위가 벌어졌다. 1959년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며 일어났던 봉기를 기념하는 집회였다. 이날 다름살라에서 출범식을 한 시위행진은 오는 8월8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티베트에 도착하도록 되어 있다. 티베트인들로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올림픽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인 셈이다.
대만 역시 이번 올림픽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들에겐 대만 야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중국을 꺾는 것이 우승보다 더 중요하다. 중국에 대한 대만의 존재감을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릴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대만 대표팀의 승전보는 거의 매일 모든 현지 신문들의 1면을 장식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은 대만과 티베트에겐 목숨을 걸 만큼의 중요한 국제행사로 다가오고 있다.
타이중/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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