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을 만날 일이 있었다. 밥을 먹다 말고 난데없이 눈물이 나왔다. 수녀님이 당황해하셨다. "수녀님, 이상해요. 광야에 혼자 서 있는 거 같아요. 너무 무섭고 외롭고 힘들어요."수녀님이 말씀하셨다. "에이, 그럴 리가 있나? 맘이 약해져서 그렇지. 마리아, 혹시 성령 예언...
한 사람의 사상은 그 사람이 어떻게 인간을 이해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정치 사상이든 경제 이론, 문명 사관, 문학과 예술이든, 심지어 자연과학적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그것을 연구하는 학자의 인간 이해는 '해석학적 전이해'로서 그의 사상 형성과 이론 전개 속에 암묵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
베풀고 섬기고 희생하는 우리의 모든 행위는 드러나지 않은 힘, 곧 신을 깨달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티아그라하란 무엇인가? 기쁨이나 고통에 따라서 요동하지 않고 반대자에게서 선함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개개인에게 있는 선함을 깨닫는 것이 바로 사티아그라하의 기초이다. 베푸는 것을 실천하...
결벽증과 정돈벽이 남보다 덜하지 않았던 제가, 결코 자발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징역살이라는 '장기 망태기' 속에서 부대끼는 사이에 어느덧 그것을 버리고 난 지금 어느 면에서는 상당한 정신적 여유와 편안함마저 향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등'이 치러야 하는 긴장감, '모범'이 요구하는 타율성에 비해 '...
언젠가 나는 한 환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결정적인 순간, 즉 마침내 진정한 삶을 되찾았던 순간에 대해 나에게 말해주었다. 부유하고 편안했던 청소년 시절이 전쟁으로 황폐화되고, 그는 조국을 침략한 나치스에 추적당해 맨몸으로 도망쳐서 방랑자처럼 떠돌아다녔다. 길에서 빵을 파는 행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