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남양주시청 다산홀에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봄날>이 상영됐다. 조광한 시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월례조회 자리였다. <봄날>은 판타지작가 어슬러 K르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서 받은 영감을 담고 있다. 유토피아 오멜라스의 행복은 지하방에서 참혹한 생활을 이어가는 아이의 희생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모두 알면서도 외면한다.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결국 하나둘 오멜라스를 떠난다는 이야기다.
조 시장은 중첩된 규제로 고통받는 남양주시의 현실을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봄날>을 상영했다. 조 시장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43년째 고통받는 조안면을 오멜라스의 지하방에서 고통받는 아이로 비유했다. “조안면의 고통을 남양주시 전체의 문제로 보고 함께 대처해야 남양주시의 다른 규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 시장의 조안면 규제 개혁 의지는 임기첫날 불법행위 단속으로 구속수감 중인 개성집 김기준씨 어머니를 면회한 것에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조 시장은 후보 등록후 첫 일정으로 고 황승우씨가 생을 마감한 운길산막국수를 찾아 조안면규제개혁위원회(본부장 최동교·61)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당선인 신분으로도 조안면을 다시 찾아 분명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지난 7월 20일 시청에서 연 6차 새로운 남양주 만들기 토론회에서는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 토의를 진행해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과 필요성을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조 시장은 이자리에서도 “원주민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으며,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환경단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할 수 있는 대응전략과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남양주시는 하수처리장 고도화를 위해 80억원을 추경하고 태스크포스도 발족한 상태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콘텐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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