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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가 살아야 서울이 살고 국가도 삽니다"

등록 2018-10-17 14:11수정 2018-10-17 15:57

[인터뷰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 시장]

남양주시는 도시 성장동력이 전무
규제의 획기적 개선 없이는
남양주시의 변화나 발전은 요원
민선 7기 역점사업으로 ‘경제 중심 자족도시’와
‘철도 교통의 혁신적 개선’ 꼽아
조광한 남양주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

“남양주시는 훌륭한 자산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수도권 억제 정책에 따른 중첩된 규제로 소외되고 낙후되어 자족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희생당해왔습니다.”

조광한(60·사진) 경기 남양주시장은 지난달 1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남양주에서 가장 좋은 직장이 시청이라고들 말합니다. 생산시설과 직장이 없어 많은 시민들이 잠은 남양주에서 자고 경제활동은 서울에서 하는 바람에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는 날로 심해지고 삶의 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는 처음 남양주시장에 당선된 조 시장은 회의실로 꾸민 집무실 벽에 ‘총욕불경’(寵辱不驚)이란 액자를 내걸고 그 아래에 달항아리를 들여놓았다. 총욕불경이란 ‘총애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놀라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와 득실을 마음에 두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달항아리를 둔 이유에 대해선 “달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지만 어두운 곳을 밝게 한다. 달과 같은 부드러움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환하게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남양주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도시 성장동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꼽고, 민선 7기 역점사업으로 ‘경제 중심 자족

도시’와 ‘철도 교통의 혁신적 개선’을 내세웠다. 특히 “규제의 획기적 개선 없이는 남양주시의 변화나 발전은 요원하다”며 규제 개혁·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 외곽도시, 지방 거점도시 등 국토의 여러 지점들이 각각 기능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남양주 등 수도권 외곽도시들이 정상적인 발전을 해야 서울의 부담도 줄여주고 국가 경쟁력도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시가 처한 ‘억압구조’를 풀기 위해 그는 취임 뒤 곧바로 철도대책팀, 규제대책팀, 상수원보호구역대책팀 등 3개 특별대책팀을 꾸렸다.

 조 시장과 남양주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남양주는 전체 면적의 40%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고, 82.6%(378.35㎢)가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규제면적 중 27.17%는 군사시설,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규제 지역이다. 특히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상 남양주시만 유일하게 과밀억제, 성장관리, 자연보전 등 3개 권역이 모두 공존해 권역별로 산업구조 불균형 등 토지이용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자연보전권역은 인구집중유발시설과 대규모 개발사업 입지를 규제해 공장이나 4년제 대학 등이 들어설 수 없다.

도시의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한 탓에 남양주 등 경기 동북부지역은 경기도 31개 시·군의 재정자립도 하위 10곳 중 7곳을 차지한다. 인구 68만명인 남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34.17%에 불과해 비슷한 규모의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48.6%)은 물론 경기도 시·군 평균(43.77%)에도 크게 못 미친다. 사정이 이런데도 양정역 주변 등 주택 개발사업이 계속 진행돼 2023년께면 인구 80만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조 시장은 “남양주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은 철도 인프라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며, 이는 남양주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전략적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일자리가 없어 시민들은 서울로 쏟아져나가 출퇴근 전쟁을 하고 있지만 당장 대책이 없다”면서 “도시가 자족기능을 갖추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철도 교통의 개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접선, 별내선 추진과 경춘선이 도시철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4호선, 6호선, 8호선, 9호선 전철과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본질적 개선 없이 곁가지만 바꿔 선심성 행정이나 생색내기에 그치는 무책임한 행정은 하지 않겠다”며“정약용 선생의 고향인 남양주에서 선생이 추구했던 ‘조선개조론’을 바탕으로 지방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청년, 교육,복지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그는 “정약용 선생을 과거의 인물로만 보는데 현재, 미래로 시너지를 끌어내도록 ‘뉴정약용 플랜’이 필요하다”며 “선생이 우리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는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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