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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휴대전화 중독된 우리 아이들 건강한 정자 줄어들면 어쩌죠

등록 2008-02-25 18:55

김재섭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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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나 엠피3 플레이어를 학교에 가져오지 말 것. 가져왔으면 꺼놓거나 선생님한테 맡길 것. 휴대전화나 엠피3를 학교에서 쓰다 적발되면 6개월 동안 압수당할 각오를 할 것.’ 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서류 가운데 하나인 ‘서약서’에 들어 있는 문구이다. 서약서 끝에는 부모 서명 란도 있다. 기꺼이 서명했다.

공연장처럼 교실도 공공장소다. 휴대전화나 엠피3 사용을 금지하는 게 당연하다. 수업시간에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거나 학생들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키득거리고, 귀에 이어폰이 꽂혀 있는 모습은 수업을 방해하는 것이자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되기에 충분하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학교들도 대부분 교내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얼바인에 있는 란초 산 호아킨 중학교의 학칙에는 ‘학생이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최대 4시간까지 아무도 없는 교실에 연금시킨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요즘은 유치원생들까지도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많이 쓰는 것을 갖고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공공장소의 분위기를 해칠 경우에는 다르다.

최근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남성일수록 건강한 정자 비중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아쇼크 아가왈 박사가 불임을 치료하러 온 361명의 남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를 4시간 이상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자의 수도 적고 건강한 정자의 비율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아가왈 박사는 “휴대전화 사용이 정자의 수와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은 그동안에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분명하게 검증된 게 아니다”라는 이동통신 업체들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반박에 밀려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머리가 뜨거워지고 속이 메스껍기까지 하다. 그게 휴대전화 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나타나지 않을 증상임은 분명하다. 전문가들도 “휴대전화가 건강에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롭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휴대전화가 남성의 정자 수를 줄이고, 정자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 역시 의학적으로 검증된 상태는 아닌 듯싶다. 그렇다고 의학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아가왈 박사의 연구 결과를 생활 속의 우리말로 풀이하면, 아들이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손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게 된다. 휴대전화가 남성에게 이런 영향을 준다면, 여성도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하다면 써야 한다. 휴대전화로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몸에 해로우니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경우는 다르다. 안 써도 된다. 아니 가능하면 안 쓰거나 적게 쓰게 하는 게 좋다. 손주 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지 않는가.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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