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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가슴 따뜻한 메시지, 언 마음을 녹이다

등록 2011-11-29 17:41

2011 한겨레 광고대상
2011 한겨레 광고대상
[2011 한겨레 광고대상]
각박한 디지털 세상·불황속
아날로그적 감성·희망 자극
‘폭 10cm 넓은 주차장’처럼
소비자 편익 구체적 묘사도
유럽발 재정위기가 다시 전세계를 불안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져만 간다. 기업들도 예전처럼 틀에 박힌 홍보 광고를 되풀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기업이 소비자에게 왜 자신의 제품을 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느끼도록 만들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 시대다. 옛날 방식대로, 자신의 물건을 사라고 거칠게 전달하는 접근법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구체적이거나 아니면 따뜻해야 한다. 해당 제품이 소비자의 생활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감성적으로 설득하는 게 광고 전략의 핵심이 됐다. 오랜 불황으로 인해 축 처진 소비자의 마음을 따뜻한 메시지로 달래주는 광고가 늘어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제14회 한겨레 광고대상 수상작들의 면면에도 불황이라는 시대상황이 어른거린다.

한겨레대상을 받은 신세계의 새해 상품권 광고 ‘우리들 눈에는 모든 게 신세계’ 편은 희망차고 재치있는 이미지가 빛난 작품이다. 전형적인 이미지 광고이면서도 접근 방법이 색다른 점이 호평을 받았다. 흰 눈밭 위를 아이들이 걸어가는 모습과 우리들 눈에는 모든 게 신세계라는 간단명료한 어구가 신선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아이들 눈에는 모든 것이 호기심 어린 새로운 세상이라는 것이 바로 연상되며, 신세계라는 기업 이름과도 딱 떨어진다. 새해 광고로 기획돼 희망이란 이미지를 적절한 시점에 전달했으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전자정보통신 부문 대상을 받은 삼성전자의 ‘하우 투 리브 스마트’(How to live SMART) 광고는 제품의 내용을 구체적이지만 세련되게 묘사한 대표적 예다. 이 광고는 피시(PC)로 보던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에서 다시 텔레비전으로 끊임없이 이어보는 기능 등을 레슨 형식으로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그 사용법을 모두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묘사가 돋보였다. 가끔은 스마트폰을 놓고 커피 한잔의 달콤한 여유를 즐기라는 식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자극한다.

대림산업의 이(e)편한세상 아파트 광고인 ‘진심이 짓는다’ 편도 구체적인 묘사로 관심을 끌었다. 이 광고는 아파트 주차장의 차량 1대당 주차 면적이 기존보다 10㎝ 넓다는 식으로,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측면을 집중 부각했다. 유명 여성 광고 도우미들이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세련된 생활을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아파트 광고 문법에서 탈피한 점도 눈에 띈다.

전자정보통신 부문 금상을 받은 에스케이(SK)텔레콤의 ‘가능성을 만나다’ 편과 우수마케팅상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의 윤조 에센스 광고에서도 따뜻함이라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광고는 정보기술(IT) 기기 활용에 능한 젊은층 대신 수산시장 아주머니들처럼 연령대가 높은 사람을 등장시켜 설득력을 높이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세로로 길게 편집된 광고 형식도 호평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윤조 에센스 광고의 카피인 ‘피부에도 마음에도 윤기를 채우다’라는 문구도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시대에 특별한 호소력을 갖는다.

부문별 대상에는 현대자동차(자동차), 금호건설(건설), 에스케이와 두산(기업 피아르(PR)), 웅진코웨이(생활용품) 등이 선정됐다. 금융 대상의 경우, 은행·보험 부문은 교보생명, 증권·카드 부문은 케이비(KB)카드가 받았다. 대학교 광고 대상은 숭실대학교가 받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 심사위원장 심사평

미래지향·독특한 발상법에 박수

한겨레 광고대상이 벌써 14회째를 맞이한다. 올해도 예년처럼 많은 광고들이 수상의 영광을 꿈꾸며 응모했다. 응모작 수준이 모두 높아 최종선택까지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다. 오토 클레프너의 말처럼, 광고는 한 사회의 문화와 경제구조의 일부이다. 따라서 광고는 특정 시기의 사회상을 숙명적으로 투영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각계각층의 불만, 정보화 혁명으로 상징되는 다양한 변화 등 여러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2011 한겨레 광고대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출품작들을 펼쳐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민기 숭실대 교수, 예종석 한양대 교수(심사위원장), 이화자 호남대 교수, 한상필 한양대 교수, 천현숙 세명대 교수, 김병희 서원대 교수 .  류우종 기자 <A href="mailto:wjryu@hani.co.kr">wjryu@hani.co.kr</A>
‘2011 한겨레 광고대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출품작들을 펼쳐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민기 숭실대 교수, 예종석 한양대 교수(심사위원장), 이화자 호남대 교수, 한상필 한양대 교수, 천현숙 세명대 교수, 김병희 서원대 교수 .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이러한 시장 여건이 반영된 탓인지, 올해 응모작들의 크리에이티브적 특징은 소비자의 피폐해진 마음을 다독거리는 감성소구와 제품 및 서비스의 실질적인 편익을 강조하는 실용소구의 두 방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고상인 한겨레대상에 어떤 광고를 낙점할 것인지를 두고 심사위원들 간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진지한 논의 끝에 ‘우리들 눈에는 모든 게 신세계’라는 카피로 미래지향적인 따뜻한 이미지를 잘 표현한 신세계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겨레금상 수상작은 건설회사 광고로는 독특한 발상법을 보여준 대림산업의 ‘10㎝ 진심이 짓는다 e편한세상’ 편으로 쉽사리 결론이 났다. 소비자인기상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재미있는 카피를 내세운 동서식품에 돌아갔고, 사회공헌상은 그 취지도 좋았으나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감안해 삼성그룹의 동반성장 캠페인을 결정했다. 우수마케팅상은 ‘피부에도 마음에도 윤기를 채우다’로 우리나라 광고의 교과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아모레퍼시픽 몫으로 돌아갔다.

사실 광고는 불황기에 투자해 둬야 경기가 되살아날 때 시장을 선점해서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대체적 견해이다. 하지만 얼어붙은 광고주들의 곳간 사정은 그러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적은 비용으로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효율적인 광고 전략이 절실하다. 특히 한겨레처럼 차별화되는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신문은 매체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광고효과 측면에서 진가 발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높다. 내년에는 부디 경기가 활성화되어 더욱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수상 업체들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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