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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문스크랩의 묘미 ‘지식도 손맛’

등록 2007-10-22 18:35

나의 자유 이야기 /

“오늘도 스크랩이야? 훈이씨는 정말 디지로그야!”

오늘도 열심히 신문스크랩을 하는데 동료인 미혜씨가 ‘참견’한다. 내가 디지로그인가? 미혜씨 말이 맞는 듯싶다.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정서를 융합했다는 게 ‘디지로그’라면 그 말은 내게 딱 맞아 떨어지는 듯싶다.

나는 노트북과 유에스비 이동식디스크로 중무장(?)했지만, 뉴스는 꼭 종이신문으로만 본다. 예전에 인터넷 매체에서 논객 활동을 했던 터라 에이치티엠엘(HTML)언어도 곧 잘 쓰지만 메일보다는 편지를 메신저보다는 엽서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얼굴은 고릴라스러워도 행동은 여성스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압권은 신문스크랩이다. 나는 학원에서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고 국어교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강의와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신문스크랩을 한다. 집에서 보는 신문과 학원에서 굴러다니는 어제자 신문으로 매일 ‘공작’놀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뭐 소싯적에 신문스크랩 안 해본 사람 있겠나! 우리학원 동료 강사들도 신문사설과 칼럼을 이용하여 수업(NIE)을 한지 벌써 얼마인데. 하지만 나처럼 공작놀이 하듯 신문지를 직접 잘라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런 나를 보고 동료들은 블로그를 이용하라고 하거나 <카인즈> 검색을 해보라고 점잖게 권한다. 그런데 그런 거 이미 다 해봤는데 어쩌나?

내가 스크랩을 한지도 벌써 8년째다. 나도 한 때 열혈 청년이었다. 궁금한 것도 참 많았다. 그런 지식에 대한 혈기를 신문스크랩으로 풀기로 했다.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도서…. 7개 분야로 시작됐던 섹션은 하나하나 늘어나더니 30개가 넘어섰다. 당시에도 발빠른 녀석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원하는 자료를 쏙쏙 찾아냈다. 하지만 난 손이 많이 가는 신문스크랩이 좋았다.

스크랩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해당기사를 반복해서 보게 된다. 또 앨범 넘기듯 스크랩북을 넘기다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묻어난다. 지식을 내 스스로 가공해서 소유했다는 작은 기쁨이랄까? 지식도 손에 잡히는 맛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오늘은 ‘2007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여러 개 스크랩해서 ‘정치’면에 넣었다. 정치 스크랩북을 찬찬히 살펴보니 ‘2000년 남북정상회담’ 관련기사가 눈에 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좀 낡아졌나. 그래도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반갑다. 눅눅해진 옛날신문을 직접 보는 묘한 재미는 신문스크랩이 주는 또 다른 맛인 것 같다.

오훈/서울 대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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