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과학 공부는 재미있어
김은성/전남대사대부고 3학년 내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온 이유는 당연히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전부가 대학은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나로서는 대학 진학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내 인생의 전부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인 나는 잔뜩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긴박한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11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공부해 온 나의 공부 목표가 단지 수능 대박과 대학 입시뿐이라면 1년 뒤 수능을 치른 뒤 나의 모습은 정말 허무하고 초라하며 한없이 비참할지 모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수능 준비가 아니라 순수한 학교 수업에서 또는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학문에 재미를 느낀 적이 꽤 많은 것 같다. 내가 가장 많은 재미를 느끼는 과목은 이공계 진학 중인 나에게는 당연하게도 수학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수학에 재미를 느낀 때는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사칙연산과 같은 산수를 배우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11에 어떤 두 자리 자연수를 곱하면 곱해지는 수를 양쪽에 쓰고 가운데에 양쪽에 쓴 두 수를 합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혼자서 꽤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그 때에는 나에게 공부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컴퍼스로 작도를 하며 여러 아름답고 대칭적인 문양들을 그려 보며 도형에 흥미를 느꼈고, 심지어 중학교 때는 친구와 하루 종일 수학 이야기를 하며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시절 ‘반올림, 올림, 내림’의 개념을 배우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 혼자 운적도 있었다. 이렇듯 수학과 나는 많은 재미있는 일화가 있고 매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왔다. 수학이 진정 즐거운 이유는 이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증명식의 논리적 완벽함을 보고 감탄을 하기도 한다.
또 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직관과 추론능력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처럼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일정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 정진하는 나의 모습들을 되돌아보면 나의 학창시절이 그렇게 비참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을 수는 없다. 모든 과학에 흥미를 느낀 나에게 그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수학이 재미있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이성, 논리, 직관적인 과학이라는 학문 역시 매력을 느끼며 빠져들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같다. 특히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과목은 화학이다. 요즘 학교 수업 중에 탄소화합물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인 원자와 분자들의 움직임은 신비하고 놀랍기 그지없다. 특히 요즘 나노 산업과 연료 전지 산업이 주목 받고 있는데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러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또 물리도 아주 매력적인 과목 중 하나이다. 우리가 활동하며 움직이는 신체의 모든 움직임이 단순히 뉴턴의 운동 법칙 아래 전부 지배가 된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물리 수업 중 김정자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많은 과학사적 사실도 매우 흥미롭다. 특히 전기의 자기작용을 발견한 외르스테드의 실험정신과 관찰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우연한 실험으로 발견한 전기의 자기 작용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여 끊임없이 실험하고 연구한 그에게 많은 관심이 갔다. 또 요즘 파동과 입자에 대하여 공부하는 중인데 개론을 하면서 파동과 입자의 본질에서부터 광전효과까지에 걸친 과학사적 사실과 관련된 이야기는 돈 많이 들인 헐리우드급 액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였다. 어쩌면 공부에 관심 없는 다른 사람이 나의 글을 본다면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능 시험이라는 단순한 목표가 아닌 학문에 정진하고 흥미를 발견해 즐기는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 존경스럽다.
평
수학, 과학에 몰입하는 즐거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 자연계 학과 학생들에게 직업 희망을 물으면 거의 90%가 의사, 약사라고 답한다. 물론 수학, 과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대답이다. 하지만 이 학생처럼 수학,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이 망설이지 않고 관련 기초학문을 찾아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회가 될까? 이 글은 수학, 과학을 공부하며 느낀 생각과 추억을 분야별로 정리하면서 이런 분야의 공부에 몰입하는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어 주목받을 만하다. 박안수/광주고 교사, 문장 글틴 비평·감상글 운영자(teen.munjang.or.kr)
김은성/전남대사대부고 3학년 내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온 이유는 당연히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전부가 대학은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나로서는 대학 진학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내 인생의 전부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인 나는 잔뜩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긴박한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11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공부해 온 나의 공부 목표가 단지 수능 대박과 대학 입시뿐이라면 1년 뒤 수능을 치른 뒤 나의 모습은 정말 허무하고 초라하며 한없이 비참할지 모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수능 준비가 아니라 순수한 학교 수업에서 또는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학문에 재미를 느낀 적이 꽤 많은 것 같다. 내가 가장 많은 재미를 느끼는 과목은 이공계 진학 중인 나에게는 당연하게도 수학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수학에 재미를 느낀 때는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사칙연산과 같은 산수를 배우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11에 어떤 두 자리 자연수를 곱하면 곱해지는 수를 양쪽에 쓰고 가운데에 양쪽에 쓴 두 수를 합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혼자서 꽤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그 때에는 나에게 공부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컴퍼스로 작도를 하며 여러 아름답고 대칭적인 문양들을 그려 보며 도형에 흥미를 느꼈고, 심지어 중학교 때는 친구와 하루 종일 수학 이야기를 하며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시절 ‘반올림, 올림, 내림’의 개념을 배우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 혼자 운적도 있었다. 이렇듯 수학과 나는 많은 재미있는 일화가 있고 매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왔다. 수학이 진정 즐거운 이유는 이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증명식의 논리적 완벽함을 보고 감탄을 하기도 한다.
또 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직관과 추론능력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처럼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일정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 정진하는 나의 모습들을 되돌아보면 나의 학창시절이 그렇게 비참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을 수는 없다. 모든 과학에 흥미를 느낀 나에게 그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수학이 재미있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이성, 논리, 직관적인 과학이라는 학문 역시 매력을 느끼며 빠져들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같다. 특히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과목은 화학이다. 요즘 학교 수업 중에 탄소화합물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인 원자와 분자들의 움직임은 신비하고 놀랍기 그지없다. 특히 요즘 나노 산업과 연료 전지 산업이 주목 받고 있는데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러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또 물리도 아주 매력적인 과목 중 하나이다. 우리가 활동하며 움직이는 신체의 모든 움직임이 단순히 뉴턴의 운동 법칙 아래 전부 지배가 된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물리 수업 중 김정자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많은 과학사적 사실도 매우 흥미롭다. 특히 전기의 자기작용을 발견한 외르스테드의 실험정신과 관찰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우연한 실험으로 발견한 전기의 자기 작용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여 끊임없이 실험하고 연구한 그에게 많은 관심이 갔다. 또 요즘 파동과 입자에 대하여 공부하는 중인데 개론을 하면서 파동과 입자의 본질에서부터 광전효과까지에 걸친 과학사적 사실과 관련된 이야기는 돈 많이 들인 헐리우드급 액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였다. 어쩌면 공부에 관심 없는 다른 사람이 나의 글을 본다면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능 시험이라는 단순한 목표가 아닌 학문에 정진하고 흥미를 발견해 즐기는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 존경스럽다.
평
수학, 과학에 몰입하는 즐거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 자연계 학과 학생들에게 직업 희망을 물으면 거의 90%가 의사, 약사라고 답한다. 물론 수학, 과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대답이다. 하지만 이 학생처럼 수학, 과학을 사랑하는 학생이 망설이지 않고 관련 기초학문을 찾아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회가 될까? 이 글은 수학, 과학을 공부하며 느낀 생각과 추억을 분야별로 정리하면서 이런 분야의 공부에 몰입하는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어 주목받을 만하다. 박안수/광주고 교사, 문장 글틴 비평·감상글 운영자(teen.munja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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