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경일고 강당에서 학생회장단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1318리포트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는 2번입니다~♪”
학생회장단 후보들의 뜨거운 연설이 시작되자 지켜보던 학생들은 환호하며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경일고등학교 학생회장단 선거 최종 연설은 지난달 말 강당에서 전교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경일고 학생회 투표는 전통적으로 볼거리가 압권이다. 축제 못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돼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게 재미있다고까지 얘기한다. 실제로 앞선 2주 동안 후보자들은 마지막 표심을 모으기 위해 개그와 랩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공약을 홍보했다. 재학생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 학생들은 후보들 나름대로의 공약을 내세운 포스터를 학교 곳곳마다 붙였고, 등록 공고서와 2400장이나 되는 투표용지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후보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각 반을 돌아다니며 유세를 벌였다. 머리에 꽃을 달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가 하면 공약내용을 랩으로 정리해 공연하는 등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2학년 부회장 후보인 최태정(17)군은 “1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제가 어떤 사람이고, 또 학교를 위해 어떠한 일을 할 건지 모두 말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다른 후보들도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공부해야 한다, 선거에 관심없다는 말을 들을 때는 허탈했다”고 말했다.
후보 학생들의 공약은 다양했다. ‘축제를 3일로 늘리겠다’, ‘아침밥을 못 먹고 오는 학생들을 위해 매점에 삼각 김밥을 들여놓겠다’ 등 학생들이 원하는 공약들을 앞다퉈 내세웠다. 그 중에서도 2학년 모준성·최재연 후보팀의 ’무(無)공약‘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조용히 발 벗고 나서겠습니다.”라며 큰 포부를 밝혔다.
후보들의 최종 연설이 끝나자 강당에서 투표가 진행되었다. 선관위 학생들이 직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여한 기표소와 기구들로 실제 지방선거 못지않은 분위기를 냈다.
대부분의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었지만 친구와 장난을 치고, 시끄럽게 떠드는 등 몇몇 학생들의 질서정연하지 못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인 최완석(17·2학년)군은 “학생들이 선거를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성숙된 선거 문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영/1318리포터, 서울 경일고 3학년 friendlee@hani.co.kr
대부분의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었지만 친구와 장난을 치고, 시끄럽게 떠드는 등 몇몇 학생들의 질서정연하지 못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인 최완석(17·2학년)군은 “학생들이 선거를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성숙된 선거 문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영/1318리포터, 서울 경일고 3학년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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