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라의 비밀>
내가 읽은 한 권의 책 / <플로라의 비밀>
“우리가 사랑한다 말할 때 저 광활한 우주에는 새로운 행성이 탄생한단다.”
한 신인 동화작가가 스물넷에 썼다고 고백한 판타지 <플로라의 비밀>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 젊디젊은 나이에 사랑과 우주와 행성 사이에 어떤 연결 고리를 설정하려 했다는 것이 놀랍다.
아니다, 그런 시도는 젊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해서, 캐묻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어린 시절의 그 싱싱한 마음의 힘이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이 땅에 굳게 발붙이고 살아가야 하는 만큼, 고개 들어 우주를 눈에 담는 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판타지는 삶의 자양분이 땅에서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온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사랑한다 말할 때마다 탄생하는 행성 플로라들은 서로 고리를 걸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균형 잡힌 거리를 유지한다. 그 플로라들의 한가운데에 일곱 종족이 살고 있는 파피시라는 땅이 있다. 열정이 많은 붉은 빛 종족, 따듯한 성품을 가진 노란 빛 종족,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초록빛 종족, 중립적으로 지혜를 발휘하는 파란 빛 종족, 매사에 긍정적인 보랏빛 종족, 부정적인 일을 미리 계산해서 대비하는 검은 빛 종족, 다른 종족에게 공평하게 지혜와 힘을 나누어주는 흰 빛 종족.
일곱개 종족 평화가 깨졌다
초토화된 땅 구하는 세 아이
도전적 열정 넘치는 판타지 종족들 사이의 평화가 흰 빛 종족에 의해 깨진다. 다른 종족에게 힘을 나누어주는 대신 모두 빼앗아 독재자가 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처참하게 초토화되는 파피시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세 아이들. 천덕꾸러기 고아 심부름꾼 마로, 건망증 대장 코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예언자 로링이다. 세 아이가 여섯 종족들의 땅을 차례로 밟아가며 위기를 맞고, 이런저런 도움을 받아 빠져나오고, 마침내 흰 빛 종족을 해체시키는 데 성공하는 과정이 현란한 환상적 장면들과 함께 펼쳐진다. 대부분의 판타지가 그렇듯, 이 이야기의 여러 모티프들도 현실과의 상관관계가 확실하게 보인다. 일곱 종족들의 성정이라든가 아이들의 개성, 다양한 위기들과 그 극복의 방법이 무엇의 은유인지 짐작하기도 어렵지 않다. 서구 하이 판타지들의 공식이나 흔적들이 군데군데 두드러지는데, 이런 요인이 쏟아져 나오는 낯선 이름들, 설명적인 사건 전개와 함께 독서의 호흡을 약간 흩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보기 드물게 무게 있는 주제의식, 광활하고 현란한 환상적 배경들, 서정적이면서도 힘이 넘치는 서두와 말미의 장면은 읽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동화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판타지, 우리로서는 아직 역사가 일천한 그 세계가 이 도발적인 작품을 통해 성큼 다가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세 아이들의 출신 종족인 붉은 빛이 상징하는 바, 식지 않는 열정이야말로 그 세계를 아름답게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작가의 그 열정이 소중하고, 부럽다. 김서정/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sjchla@hanmail.net
“사랑한다” 말할 때 우주에 새 행성이…
초토화된 땅 구하는 세 아이
도전적 열정 넘치는 판타지 종족들 사이의 평화가 흰 빛 종족에 의해 깨진다. 다른 종족에게 힘을 나누어주는 대신 모두 빼앗아 독재자가 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처참하게 초토화되는 파피시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세 아이들. 천덕꾸러기 고아 심부름꾼 마로, 건망증 대장 코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예언자 로링이다. 세 아이가 여섯 종족들의 땅을 차례로 밟아가며 위기를 맞고, 이런저런 도움을 받아 빠져나오고, 마침내 흰 빛 종족을 해체시키는 데 성공하는 과정이 현란한 환상적 장면들과 함께 펼쳐진다. 대부분의 판타지가 그렇듯, 이 이야기의 여러 모티프들도 현실과의 상관관계가 확실하게 보인다. 일곱 종족들의 성정이라든가 아이들의 개성, 다양한 위기들과 그 극복의 방법이 무엇의 은유인지 짐작하기도 어렵지 않다. 서구 하이 판타지들의 공식이나 흔적들이 군데군데 두드러지는데, 이런 요인이 쏟아져 나오는 낯선 이름들, 설명적인 사건 전개와 함께 독서의 호흡을 약간 흩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보기 드물게 무게 있는 주제의식, 광활하고 현란한 환상적 배경들, 서정적이면서도 힘이 넘치는 서두와 말미의 장면은 읽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동화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판타지, 우리로서는 아직 역사가 일천한 그 세계가 이 도발적인 작품을 통해 성큼 다가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세 아이들의 출신 종족인 붉은 빛이 상징하는 바, 식지 않는 열정이야말로 그 세계를 아름답게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작가의 그 열정이 소중하고, 부럽다. 김서정/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sjch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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