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비정규직 해고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킴스클럽 1층 계산대에 밧줄을 쳐 경찰과 회사 쪽 직원들의 출입을 막으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리말 논술 / ⑧ 세계화 시대,우리의 방향은?
시사로 따라잡기 [난이도 = 고등]
‘세계화’라는 단어가 대중화한 때는 김영삼 정부 시절이었다. 세계화가 유행병처럼 번지는 와중에 문민정부는 외환 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다. 당면한 외환 위기를 넘기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았던 국민의 정부가 세계화라는 화두를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단으로 삼은 단어는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였다. 김대중 정부가 이 단어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 모른다.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기업의 체질 변화를 요구한 정부의 방향은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회계의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개선됐다. 시장에 의한 경영감시, 내실경영, 경쟁력 강화 등도 결실로 볼 수 있다. 수익성 없는 부문에 대한 투자나 외형 위주의 차입경영 등도 사라져갔다. 주먹구구식 대출관행이 사라지면서 금융기관들의 수익성도 크게 나아졌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더드는 효율성과 합리성이라는 장막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신자유주의’라는 덫을 지니고 있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기치를 내건 정부는 제도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해냈다. 세계화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스스로의 힘으로 갖출 수 있는 개인과 집단에게만 긍정적인 의미를 가졌던 셈이다.
개인 차원에서 보면 ‘코스모폴리탄’(세계인)의 면모를 지닐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격차는 세계화로 인해 점점 커질 전망이다. 프랑스 자크아탈리가 말한 ‘디지털노마드’의 등장 가능성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란, 휴대할 수 있는 모든 정보기술 장비를 갖춘 채 정보의 흐름에 따라 전세계를 넘나드는 21세기형 신유목민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창의적인 사고체계와 새로운 방식의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미래 인간사회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화의 빛과 그림자는 나라와 나라 사이,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간극을 더 넓힐 것이 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 대기업들”이라고 보도했다. 세계화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통념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국시장에서 부진한 것을 해외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경쟁력은 아무 나라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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