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교사의 인문사회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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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고등] 교과서 훑어보기 동양의 윤리 사상은 우주와 인간의 본성에 관한 근원적 깨달음을 통해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동양의 윤리를 통해서 그동안 소홀히 해 왔던 소중한 인간됨의 가치를 회복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과 함께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윤리적 지침이 될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윤리와 사상>(교육인적자원부) 102쪽 이분법, 기계론, 그리고 환원주의로 요약될 수 있는 근대적 사유 구조는 자연을 생명이 결여된 입자들의 기계적 운동이라고 파악함으로써 자연의 본래적 가치를 배제해 버렸다. 또,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에서 배태된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을 인간의 착취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사유 구조 속에서 자원에 대한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었고, 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 등이 발생하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전통 윤리(교육인적자원부) 255~256쪽 교과서에서 논제 찾기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세계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서양 문명의 지배를 받아 왔어. 그러나 고도 산업 사회에 사는 우리는, 현대 문명의 위기와 인류 존속의 위기를 함께 겪으면서 서양 문명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게 되었지. 생태계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사상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된 것은 이 때문이야. 이미 시효를 잃은 서양적 사유의 틀은 동양 사상에 의해 갈음되어야, 막바지에 이른 서양 문명이 그나마 인류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거지.
사실, 현대 문명은 종말론적이라 할 만큼 큰 위기에 처해 있어. 그리고 자연 생태계의 파괴라는 현대 문명의 위기, 그 배후에는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만 간주해 온 서양의 대립적인 자연관이 버티고 있지. 그래서 현대 문명과 인류의 미래는, 자연 대립적인 서양의 자연관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동양 사상의 틀로써만 보장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거야. 그러나 이는 몇 가지 논리적 맹점을 가지고 있는 성급한 주장이지.
우선, 자연 친화적인 것은 필연적으로 생태계 보존적이고, 자연 대립적인 것은 필연적으로 생태계 대립적이지만, 자연 대립적 사상이 생태계를 파괴한 직접적 원인은 아니거든. 사상적으로 아무리 자연 대립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을 지배할 능력이 없다면 현재와 같은 규모의 심각한 생태계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생태계를 위협할 만큼 자연을 지배하는 문명을 인류가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 지식과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술 때문이었어.
나아가, 동양적 사유는 적극적으로 반(反)과학적이지는 않더라도,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며 분석적이기보다는 미학적이라는 점에서 탈(脫)과학적이야. 그런데 과학 기술이 발휘하는 놀라운 힘을 제어하려면 기술적으로 그에 못지 않은 힘이 필요해. 그러나 이러한 힘은 동양의 탈과학적 사고의 틀 안에서는 얻을 수 없고, 오로지 서양이 이룩해 놓은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야만 가능하지. 오늘날 현대 문명이 아무리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과학 기술을 버린다는 것은, 마치 목욕통의 땟물을 버리려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아이까지 버리는 잘못과 다를 바 없어.
인류가 앞으로도 존속하고 번영할 수 있기 위하여 동양 사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과학 기술과 양립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 현대 문명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자연 자원의 고갈, 인구의 폭발적 팽창, 이러한 현상의 결과로 나타난 생태계 파괴에 있다면, 문제의 해결은 자연 현상에 대한 정밀한 과학적 인식과 그러한 지식에 근거한 기술에 기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거야.
동양의 세계관과 서양의 과학이 양립하는 것은, 한 세기 훨씬 전 서양 문명을 접한 동양의 선각자들이 내세운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실천 이념에서도 찾을 수 있어. 그것은 서양의 이념 대신 동양의 이념을 택하되, 그 이념은 서양의 기술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지. 동양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 서양의 기술을 도구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동양 사상은 서양 사상과 공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는 생각과 통하지.
그러나 서양 문명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이원론적 형이상학, 인간 중심주의, 자연 대립적인 태도, 이성 중심적인 분석적 사유는 동양 문명의 토양인 일원론적 형이상학, 자연 중심주의, 자연 친화적인 태도, 감성 중심적인 미학적 사유와 분명히 양립할 수 없어. 만약 동양이 이용하고자 하는 서양의 과학 기술이 서양적 세계관의 표현이라면, 서양의 세계관과 과학을 분리하여 필요에 따라 동양적 세계관과 접목할 수는 없지. 과학 기술이 전제한 기계론적 자연관과 동양의 세계관이 함축하는 유기적이고 생태학적 자연관을 같은 논리적 차원에서 본다면 분명히 모순이야. 똑같은 것이 동시에 기계적이며 유기적일 수는 없거든.
그렇지만 어떤 대상은 생물학적·화학적·물리학적·심리학적·종교적으로 다양하게 서술될 수 있어. 예컨대, 어떤 사물에 대한 여러 가지 표상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물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거든. 이런 맥락에서 동양의 세계관과 서양의 과학적 자연관은 조화를 이룰 수 있어. 동양 사상이 모든 존재를 총괄적 차원에서 본 근본적 속성에 대한 표상인 데 비해서, 자연 현상의 기계적 설명은 물리적 차원에서 접근한 존재 일반의 표상일 수 있거든. 동양의 세계관과 서양의 과학적 자연관의 관계를 이와 같이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현대 문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박용성 <교과서와 함께 구술 논술 뛰어넘기> 저자, 여수여고 교사
위 논제와 관련된 기출 문제(2002학년도 한양대 정시 논술 문제)는 인터넷 한겨레(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기출 문제에 대한 박용성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는 전라남도교육정보원(www.jnei.or.kr)에 들어가 ‘인터넷교육방송→고교논술→실전논술’순으로 검색하면 무료로 들을 수 있습니다.
[난이도- 고등] 교과서 훑어보기 동양의 윤리 사상은 우주와 인간의 본성에 관한 근원적 깨달음을 통해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동양의 윤리를 통해서 그동안 소홀히 해 왔던 소중한 인간됨의 가치를 회복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과 함께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윤리적 지침이 될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윤리와 사상>(교육인적자원부) 102쪽 이분법, 기계론, 그리고 환원주의로 요약될 수 있는 근대적 사유 구조는 자연을 생명이 결여된 입자들의 기계적 운동이라고 파악함으로써 자연의 본래적 가치를 배제해 버렸다. 또,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에서 배태된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을 인간의 착취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사유 구조 속에서 자원에 대한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었고, 근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 등이 발생하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전통 윤리(교육인적자원부) 255~256쪽 교과서에서 논제 찾기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세계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서양 문명의 지배를 받아 왔어. 그러나 고도 산업 사회에 사는 우리는, 현대 문명의 위기와 인류 존속의 위기를 함께 겪으면서 서양 문명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게 되었지. 생태계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사상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된 것은 이 때문이야. 이미 시효를 잃은 서양적 사유의 틀은 동양 사상에 의해 갈음되어야, 막바지에 이른 서양 문명이 그나마 인류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거지.
동양-서양 사상 ‘공존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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