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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권력기관이 ‘통계 왜곡’에 빠지면

등록 2007-09-16 16:52

통합논술 교과서 / 시사로 따라잡기

세계의 인구는 60억 명이 넘는다. 그런데 그것을 100명으로 보고 세계의 모습을 묘사한 책이 바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다. 책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는 중국인은 21명, 인도인은 17명, 미국인은 5명, 남한과 북한을 통틀어 한반도인은 1명 꼴로 살고 있다. 지구의 에너지 가운데 80%는 20명이 쓰는 데 반해 그들이 쓰고 남긴 20%의 에너지를 나머지 80명이 나눠 쓰고 있다. 세계가 겪고 있는 극심한 불평등을 ‘통계’라는 도구를 활용해 쉽게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는 인간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임을 입증하는 유력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통계 수치에 대한 왜곡이 종종 생기는 이유는 숫자를 권력 유지와 확대재생산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이들 때문이다. 숫자를 조작해 여론을 호도하고 이를 이용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얄팍한 속셈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왕조시대 때부터 있었다. 죽은 사람이나 이사 간 주민들조차 세금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계산한 조선시대 지방관료들은 민중의 지탄 대상이었다. 중앙정부는 그렇게 모은 엉터리 통계로 나라의 정책을 만들었다. 민생이 안정됐을리 없다.

의도적 왜곡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도 종종 통계수치와 관련한 실수와 헤프닝이 빚어진다. 지난달 23일 재정경제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이날 재경부가 발표한 관리대상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나라살림 현황을 보여줌) 적자 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22조6000억원. 지난해 관리대상수지 적자 규모는 10조8000억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언론들은 일제히 국가재정 부실을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재경부는 지난 7일 수치를 정정했다. 보름 전 발표보다 무려 17조원 이상이나 차이 나는 것이었다. 이로써 상반기 통합재정수지는 ‘6조1000억원 적자’에서 ‘11조3000억원 흑자’로 뒤바뀌었다. 한편의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올해 상반기 공무원 인건비 지출액이 예년의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도 이를 알아채지 못한 재경부의 실수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예산을 책임진 부처의 일로 보기에는 너무도 미숙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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