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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양극화 심화시키는 ‘노동 유연화’

등록 2007-10-28 15:04

우리말 논술 / (22) 성장이냐? 분배냐?

시사로 따라잡기 / [난이도 수준 중2~고1]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 하는 논란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말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사실 하나는, 인류가 그동안 끊임없이 발전과 성장의 가치를 좇아왔지만, 한번도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제개발을 이미 경험한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상대적 빈곤의 문제는 절대적 빈곤 문제 못지 않게 심각한 양상이다.

한국 사회처럼 일정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국가일수록 고용의 문제가 중요해진다. 고용은 성장과 분배의 순환구조에서 중요한 매개 고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상대적 빈곤이나 분배의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으로 풀어보려는 시도들 가운데 하나인 ‘사회투자국가’(social investment state) 개념도 사람에게 투자하자는 것이다. 고용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善)순환 구조를 확보하자는 국가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성장이 일자리를 양극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성장이 오히려 분배를 더 나빠지게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재벌 등 대기업의 이익은 지속적으로 보장되는 속에서 성장도 확보되는 데 반해 저임금·저소득의 영세 서비스 일자리나 비정규직 일자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결국 고용이 분배의 개선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우리 경제구조의 변화에 있다.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서비스 경제의 규모가 커지는데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을 쉽게 높일 수 없다.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는 고용이 늘어나면 생산성, 고용, 수요, 임금 간의 선순환이 가능하지만, 서비스산업 위주의 사회는 이런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몸집 불리기로 대표되는 ‘규모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은 더이상 힘을 발휘하기 힘들게 됐다.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노인 인구의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어떤 동력으로 무한정의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성장 이데올로기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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