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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새학기 한달 후 학생들의 고민, “친구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등록 2008-04-08 14:24

[교육] 목동학원가에서 만난 학생들
새 학기의 부푼 꿈도 어느새 사라지고 벌써 시험의 계절 4월이 왔다. ‘이 맘 때 학생들은 무엇을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며 학생들을 만나러 목동학원가로 갔다.

새학기 한달, 학생들의 고민은 친구관계

아직 학교가 끝나지 않았는지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5분, 10분이 흘러가고 학생들이 삼삼오오 학원가로 몰리기 시작했다.

기자의 예상과는 달리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28일부터 시험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 시험모드로 들어가지 않았다.


학생들이 지금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많겠지만 그중에서 소리 내어 외친 것은 바로 ‘학교생활 속 친구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 친구들을 이해 못하겠다, 선생님 이름을 그냥 부르고 별것도 아닌 것에 대들고 교실의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든다. 공부 못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욕만 하고 정작 그 수업을 들어보려 하지도 않는다.” -목동중 2학년 ㅇ학생

“힘센 친구들이 선생님한테 많이 대들고 애들을 왕따 시키고 해서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다. 애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데스노트가 있다면 그런 애들을 사라지게 할 텐데.” - 목동중 2학년 ㅅ 학생

“학교에 왕따 제조기(- 아무나 왕따를 시키는 학생들의 별명)라고 하는 애들이 있는데 어느 날 한 학생이 전학을 왔다. 근데 그 친구가 학교생활을 하던 중 말을 잘못해서 오해를 산 경우가 있었는데 그 다음날부터 왕따 제조기한테 왕따를 당했다. 책에 낙서하는 건 기본이고 책상에 칼집을 내고 쪽지로 죽으라는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그 친구는 다시 전학을 가고 말았다.” - 월촌중 2학년 ㅎ학생

기자는 학생들의 답변에 다시 되물어봤다.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도와주면 되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학생들은 “…….도와주고는 싶은데요, 도와주면 같이 따 당하고, 저만 골치 아파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아요.”라고 답변했다.

한창 교실에서 재잘재잘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내야할 중학생시절, 교실 속에서 학생들끼리 계층이 나눠지고 서로를 불신하게 되어 극단적으로 “사라져야한다” 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왕따 문제 해결 방법은 없나?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예전에 왕따 문제에서는 학교에서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학생들이 모여 학생들을 따돌렸다면 이제는 그런 학생들이 아니라 공부 잘하고 예쁨 받는 학생들도 따돌림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따돌림을 조장하는 아이들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 무리 속에서 그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아이들도 나쁜 것이다. 자신만 안심하고 편하게 지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압박감에 솔직히 답변해 주었다.

“작년에 우리 학교에서 서울대를 15명 보냈다. 그로 인해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공부를 심하게 시키는데 좀 우습다. 사실 학교에서 잘 가르쳐가 아니라 개인이 잘하고 학원을 다녀서 좋은 대학을 간 것인데 선생님들이 엄청 잘난척한다. 우리학교 공부 잘하는 애들은 학교수업 안 듣고 학원 문제집 푸는 게 현실이다.” - 신목고 3학년 ㅇ학생

“성적차별이 엄청 심한데, 옆 반 담임선생님은 반에 전교 상위권에 있는 순서대로 출석을 부른다, 그런데 8명밖에 부르지 않는다.” - 신목고 3학년 ㅇ학생

“여교사 화장실에는 비데와 방향제 휴지가 구비되어있다. 시설이 좋아 학생들이 이용하면 수행평가 점수가 깍인다. 우리는 좌변기를 사용할 때마다 치마 속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추워 죽겠다. 양변기를 사용해 편히 싸고 싶다.” - 월촌중 2학년 ㅂ학생

학교생활, 즐거워야하는데

학생들은 학교에서 즐겁게 수업 받고 신나게 생활해야한다. 하지만 기자가 인터뷰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교를 그저 노는 공간, 짜증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학교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 한번에 “딱 ,이거다” 라고 정의할 순 없다. 또한 이것을 학생들에게만 문제를 돌릴 수도 없다. 일상적인 학교생활,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행복해할지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윤선영 기자 happie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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