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최모(고2)양. 그는 이날 자유발언대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 촛불 이끈 청소년, 누구누구있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를 이끈 주역은 청소년이다. 4.19, 5.18 등 국가 위기의 순간마다 언제나 앞장선 계층이 청소년이었던 것처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항의하며 가장 먼저 나선 것도 청소년이었다.
한 청소년의 외침,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지난 5월 3일 청소년은 대규모 거리로 쏟아져나와 촛불을 들었다. 자유발언만으로 진행한 이날 행사에선 ‘성남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최모(고2)양이 눈길을 끌었다. 이 청소년은 성남에서 광화문으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반대 이유를 설명할 정도로 당찬 여학생이었다.
이날 그는 헌법 제1조를 적은 종이를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보여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했다. 이날부터, 촛불문화제 행사에서 윤민석이 만든 ‘헌법 제1조’노래가 각광을 받았다. 이 청소년이 등장하는 영상은 인터넷에 퍼졌고, 이 학생에게 미안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는 시민도 많이 있었다.
초기 촛불문화제에 매일 참여했던 청소년도 있었다. 바로 여의도고등학교 학생들. 이들은 촛불문화제가 끝나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교보문고 건너편에서 늘 자기들끼리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한다’고 자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늘 자신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참여했으며, “청소년도 국민이다, 국민 의견 존중하라”, “우리에겐 꿈이 있다, 생종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도 외쳤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한 시민이 여의도고 학생들이 기특해 밥이라도 사먹으라고 2만원을 줬는데, 이들은 밥을 사먹지 않고 그 돈을 전부 캠페인에 사용했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개인으로 참여하던 청소년, 10대만의 단체를 만들다
개인으로 참여하던 청소년들은 점점 집단적으로 뭉쳤다. 개인이던 청소년들이 비슷한 뜻을 가진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미친소를 몰아내는 10대연합’을 만든 것. 이들은 1차, 2차 청소년 행동의날을 진행했다.
1차 행동의 날에 명동에서 청계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한데 이어, 2차 행동의날에서는 청와대 앞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당찬 모습을 보였다. 아무도 청와대 근처에 갈 수 없었던 그 순간에, 가장 근처까지 간 것이 10대 연합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은 72시간 촛불문화제에도 참여해, 시청 앞에 설치한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물대포를 맞던 순간에도 뒤로 물러가지 않고 앞으로 향했던 이들이었다.
이외에도 많은 청소년이 함께했다. 수원, 용인, 양주, 파주, 강릉 등 각지에서 학교를 마치고 촛불문화제를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집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끝까지 초를 켰던 고3 학생도 있었고, 거리행진에 참여하다 연행되어 유치장 신세를 진 청소년도 있었다.
촛불문화제 집회신고를 했다가 경찰조사를 받은 청소년도 있었고, 인터넷 카페에서 모금운동을 하다 촛불까지 참여한 청소년도 있었다. 이들은 사는 곳도, 참여 방법도 다 달랐지만, 모두 촛불문화제를 이끈 주역들이라는 점에서 같았다.
청소년, 이번 촛불문화제 정국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청소년 위상이 달라졌다.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을 미성숙하다고 봤지만, 정작 청소년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문제제기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던 것도 청소년이었고, 정부에게 국민의견을 수렴하라고 촉구했던 것도 청소년이었다. 청소년이 나서자, 그들에게 미안한 어른들도 하나둘씩 동참했고, 촛불문화제는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청소년의 힘을 확인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피켓을 들고 촛불문화제에 나왔던 청소년들. 이들은 촛불문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체 캠페인을 진행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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