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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일본도심 한복판에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을 들다

등록 2008-08-21 15:57

동북아시아 관계에서 빼놓을 수없는 장소가 되어버린 야스쿠니신사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동북아시아 관계에서 빼놓을 수없는 장소가 되어버린 야스쿠니신사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사회] 8.10 야스쿠니신사반대 촛불문화제 열려
지난 8월 10일, 도쿄에 있는 일본 교육회관에서 도쿄 중심부까지 ‘야스쿠니의 어둠에 평화의 등불을!’이라는 야스쿠니 반대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주최는 ‘야스쿠니의 어둠에 평화의 등불을!’ 공동행동 실행위원회이며 한국의 시민단체와 대학생 단체 ‘대학희망’, 그리고 일본의 시민단체 회원 등 약 1000여 명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산 소고기반대를 외치며 일어났던 촛불문화제가 왜 일본에서 ‘야스쿠니신사 반대’를 외치며 열렸을까?

사실 다 알다시피 야스쿠니는 2001년 전까지만 해도 논란이 되지 않았던 곳이다.


그저 일본 도심에 가장 큰 신사로서 일본의 젊은 청년들이 코스프레를 하러 모이는 장소이거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와서 휴식을 하는 하나의 공간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일어났던 한 사건으로 인해 야스쿠니는 한국과 일본·중국 동북아 관계의 중점이 됐다.

그것은 바로 2001년 8월 13일, 한국과 일본·중국을 들끓게 했던 당시 일본의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사건 때문이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이후 A급 전범으로 처단된 14명의 위패가 있는 도쿄중심부의 야스쿠니신사를 공식 참배한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합리화하고,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행위이며, 과거 일본의 침략행위로 고통 받았던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게 일본제국주의 부활의 신호탄으로 느껴지는 위협적인 일이다.

이에 주변 아시아 국가들이 항의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했지만, 현재 일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전쟁을 미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8·15일이 다가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목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촛불행진을 하게 된 것이다.

촛불행진의 선전차량은 3대, 실행위원회 참가단체·한국대표단 및 코리안 관련단체·일본군‘위안부’관련단체로 나누어 촛불 행진을 시작했다.

미리 신고가 되어있는 집회라 경찰들의 엄호(?)를 받으며 행진을 시작했는데, 한국에서의 촛불문화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에서는 시민들이 경찰들의 방해를 우려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오히려 일본 우익세력들과의 충돌에 대비, 일본경찰들에게 보호받으며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촛불문화제 행렬 전 미리 모여 항의를 하는 우익세력들_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마스크를 하고 있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촛불문화제 행렬 전 미리 모여 항의를 하는 우익세력들_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마스크를 하고 있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우익세력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하루 전날, 야스쿠니신사반대촛불행렬을 반대하는 집회를 이미 연 상태였고, 그로인해 극도로 흥분해있었다.

촛불행렬 전부터 일본 우익세력들은 일본 교육회관 옆에 방송차를 대고 항의방송을 했다.

이런 우익세력들의 모습에 촛불 참가자들은 긴장했으나,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할 일을 하자”라는 주최 측의 말에 촛불 행렬 내내 일본어로 ‘전쟁반대·침략반대·야스쿠니반대’라고 구호를 외쳤다.

촛불문화제 행렬을 향해 항의하는 일본 우익세력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촛불문화제 행렬을 향해 항의하는 일본 우익세력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이에 우익세력들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극렬히 흔들며 “독도는 일본 땅, 조센진은 꺼져라”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내뱉으며 촛불행렬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욱일승천기’를 흔들며 촛불행렬을 향해 맹렬히 뛰어오던 한 일본 우익은 4명의 경찰에게 제지당했지만, 제지당한 상황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강한 욕설 항의를 하기도 했다.

촛불행렬을 향해 항의하고 있는 일본 우익세력들과 이를 막는 일본경찰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촛불행렬을 향해 항의하고 있는 일본 우익세력들과 이를 막는 일본경찰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촛불행렬에 선두에선 한국을 대표한 대학생단체 ‘대학희망’은 ‘Anti yasukuni’라는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손수 제작한 피켓 구호를 흔들며 촛불행렬을 이끌어갔다.

촛불행렬 선두에 서서 구호를 이끈 김재근(23)씨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촛불문화제를 함으로써 우경화된 일본사회가 밝아졌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우익세력들보다 더 소리 높여 구호를 외쳐 목이 좀 아팠지만, 그래도 내 목소리, 참가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수많은 촛불이 야스쿠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수호(24)씨도 “도쿄한복판에서 이렇게 촛불을 들지 몰랐다”며 “하루빨리 야스쿠니 문제가 해결되어 동북아에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촛불행렬은 8시부터 시작해서 30분간 도쿄 중심부 도로를 행진하며 마쳤다.

윤선영 기자 happie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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