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시범을 보여주고있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문화] 경복고 학생들, “다른 학교와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29일 효자동에 위치한 경복고등학교 축제의 막이 올랐다. ‘북악제’에는 평일임에도 8월의 마지막 휴가를 즐기러 온 학생들로 활기를 띄었다.
정문 앞은 학교를 찾아온 방문객을 안내하려는 남학생들이 줄을 이루었고 학교 밖 골목골목에서는 여학생들이 학교 입장에 앞서 삼삼오오모여 옷 모양을 다듬기도하고 친구를 기다리기도 했다.
경복고 친구들은 자신의 동아리에 방문 할 친구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정말 재미있는 축제를 보여줄께.” 역도, 철학, 심리, 영자 신문 등 어느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동아리를 보유하고 있는 경복고등학교의 ‘북악제’ 자세히 살펴보자.
“타 학교와 비교를 말아 주세요!”
카드마술, 도구마술, 손금 등 다양한 부스를 준비 한 마술부는 “여름방학 때부터 다른 학교의 마술부와는 비교하지 못할 다양한 마술을 준비했다”며 지금까지 연습했던 기술을 뽐냈다. 2학년인 이용규군은 “작년부터 틈틈이 준비해왔던 축제다. 2학년이 된 지금 책임감 때문에 부담이 크지만 마술할 때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만족하는 축제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용규군 처럼 마술부 mez의 부원들은 이번 축제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마술부 옆에는 새벽부터 자신들의 시화 전시를 준비하느라 지쳐 책상, 의자위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는 문예부가 있었다. ‘FC.문’이라는 이름의 문예부는 새벽 2시서부터 물이 담아져있는 풍선을 만들었고 시화와 게임 몇 가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예고와 미술부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시화는 꽤나 멋져보였다. 전시를 다 구경한 배화여고 이희진(17)양도 친절한 가이드의 설명으로 좋은 전시를 본거 같다고 말하며 문예부에 박수를 보냈다. “학생들만의 축제가 아니에요.”
웰빙 핫도그 아들사랑. 1학년 11반 어머니들 평균 9월~10월에 축제가 치러지는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축제 날짜가 이른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재현(18)군은 다른 학교와 축제기간이 겹치는 것이 싫어 더운 날씨 상관없이 일부러 교장선생님께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경복고 학생들의 축제의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하지만 남다른 애정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축제가 치러지는 건물 한 쪽에는 지글거리며 맛 있은 음식들의 냄새가 사람들의 코를 찔렀다. 주인공은 학생들의 어머니들. 아들을 위해 손수 준비한 웰빙 핫도그를 준비한 1학년11반 어머니들은 몇 일 전부터 오늘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며 재료를 구입하고 자녀들의 입맛에 꼭 맞는 식단을 고민했다.
승재 어머니는 여학교에 축제 홍보 명함을 돌리러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동아리 활동 때문에 공부와 멀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반대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막상 학교에서 책임감 있게 활동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음식을 팔고 받은 수익금은 모두 학교에 기부되어 아이들의 활동에 지원된다.
후배를 응원하기 위해 수험생임에도 축제에 참여한 오준석(18)군은 어머니들이 해준 음식을 구입해 후배들에게 나누어 줬다. 준석군은 “아직 어리숙한 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답답한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또한 어떤 결과가 나오던 만족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준비하는 우리의 축제 ‘북악제’
이렇게 어머니들과 교사, 선배들의 무한지원 속에 학생들은 한 달 전부터 축제 준비를 시작했다. 이용규(18)군은 작년 축제 때는 비가 와서 많이 속상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화창한 날씨에 축제를 하게 되어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시사연구부는 ‘학벌주위 반대’라는 주제의 꽁트를 준비했다. 연기가 어설프기는 했지만 대본도 본인들이 쓰고 다리 면도까지 하는 등 불타는 열정을 보였다. 꽁트를 마친 이상민(17)군은 “물 풍선 터트리기 미니 게임 등 오락중심의 부스를 준비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다른 부가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의 연극을 통해 사회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칵테일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철학심리학부도 눈에 띄었다. 철학공부와 독서토론을 주로 하는 동아리라고 본인들을 소개 한 심리학부는 올해 신설된 신생 동아리이다. 프로와 같은 솜씨로 칵데일을 만들던 김영석(18)군은 “축제 때 선보이려고 아는 사람에게 칵테일 제조법을 전수 받았다. 처음하는 축제라 어떠한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며 맛있는 무알콜 칵테일을 내놓았다.
칵테일, 시사꽁트 등 어느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 모두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경복고 축제를 구경하러온 학생들도 즐겁긴 마찬가지. 서울예고에 재학 중인 오현지(18)양은 소문을 듣고 올해 처음 경복고에 놀러왔다며 “역시 재미있네요. 이것저것 많이 해본 것 같고요. 축제규모가 커서 부러워요.”라고 말했다.
이때가 아니면 불태울 수 없는 열정! 다양하고 재미있는 축제를 위해 다양한 토론을 하고 새로운 코너를 시도한 경복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안민희 기자 letmelove_11@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카드마술, 도구마술, 손금 등 다양한 부스를 준비 한 마술부는 “여름방학 때부터 다른 학교의 마술부와는 비교하지 못할 다양한 마술을 준비했다”며 지금까지 연습했던 기술을 뽐냈다. 2학년인 이용규군은 “작년부터 틈틈이 준비해왔던 축제다. 2학년이 된 지금 책임감 때문에 부담이 크지만 마술할 때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만족하는 축제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용규군 처럼 마술부 mez의 부원들은 이번 축제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마술부 옆에는 새벽부터 자신들의 시화 전시를 준비하느라 지쳐 책상, 의자위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는 문예부가 있었다. ‘FC.문’이라는 이름의 문예부는 새벽 2시서부터 물이 담아져있는 풍선을 만들었고 시화와 게임 몇 가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예고와 미술부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시화는 꽤나 멋져보였다. 전시를 다 구경한 배화여고 이희진(17)양도 친절한 가이드의 설명으로 좋은 전시를 본거 같다고 말하며 문예부에 박수를 보냈다. “학생들만의 축제가 아니에요.”
웰빙 핫도그 아들사랑. 1학년 11반 어머니들 평균 9월~10월에 축제가 치러지는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축제 날짜가 이른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재현(18)군은 다른 학교와 축제기간이 겹치는 것이 싫어 더운 날씨 상관없이 일부러 교장선생님께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경복고 학생들의 축제의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하지만 남다른 애정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축제가 치러지는 건물 한 쪽에는 지글거리며 맛 있은 음식들의 냄새가 사람들의 코를 찔렀다. 주인공은 학생들의 어머니들. 아들을 위해 손수 준비한 웰빙 핫도그를 준비한 1학년11반 어머니들은 몇 일 전부터 오늘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며 재료를 구입하고 자녀들의 입맛에 꼭 맞는 식단을 고민했다.
1학년11반 어머니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기타부의 연주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무알콜 칵테일을 제조중이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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