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칼럼] 김수환 추기경 선종으로 주목받는 장기기증
지난 16일,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다. 추기경은 정치·사회·종교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신 훌륭한 인물로 생전에 각막기증을 서약했고, 이번 각막기증으로 2명의 환자들이 새 빛을 보게 되었다. 이처럼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자신을 헌신하는 추기경의 모습은 우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바이러스’
고(故)김수환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각막의 기증 희망자들이 늘고 있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17일 하루 동안 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장기기증을 등록한자는 153명으로 하루 평균 25명이던 것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했고, 지금까지 약 1000명의 장기기증희망자들의 신청이 접수됐다.
이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는 17일 오후 2시부터 명동성당 앞에서 장기기증부스를 설치해 조문객들의 자발적인 기증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명동성당 앞에 설치된 부스는 이번 추기경의 선종에 애도하는 인파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는 인상을 받았다.
장기이식체계와 시기별 기증
그렇다면, 우리가 기증하고자하는 장기가 어떠한 체계로 되어 있는가 한번 알아보자.
장기이식관리는 국립의료원에 설치된 장기이식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장기이식의료기관과 등록기관 그리고 뇌사판정기관간에 연계·협조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되었다.
장기를 이식받고자하는 사람은 의료기관 등 장기이식등록기관에 이식대기자로 등록을 하고, 등록기관은 등록된 이식대기자 정보를 장기이식관리센터에 통보함으로써 전국의 이식대기자 정보가 통합된다. 이 가운데 이식대기자가 선정되고 이식은 이루어진다.
또, 장기를 기증할 때에는 생존 시 기증, 사후 기증, 뇌사 시 기증, 이렇게 세 가지 경우로 분류되어 기증이 이뤄진다.
[생존 시 -혈액, 콩팥, 골수
사후에만- 각막, 뼈, 시신
뇌사 시 - 심장, 허파, 췌장, 간, 피부] 기증의 현황과 기증을 막는 요인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등록된 이식대기자는 고형장기대기자 10,709명, 각막/골수대기자 7,355명 으로 약 1만 8천여 명의 대기자가 있다. 기증 희망자는 95,271 명의 사람들이 희망하고 있으나, 2008년 승인된 장기이식 승인은 전체 약 이천건 정도로 저조한 수준이다. [*2008년, 신장의 경우 평균 3년 6개월, 간장의 경우 평균 2년 10개월을 기다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위의 통계를 얼핏 보면 기증희망자가 구만 오천 명으로 이식대기자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기증희망자는 단지 희망자 일뿐이다. 법적으로 기증의 의무는 없고 알맞은 대기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실제 40%의 희망자들이 기증거부의사를 밝힌다. 또, 희망자의 기증은 일반적으로 생존 시가 아니라 사후를 전제로 기증을 희망하고 사후에도 보호자, 가족 또는 유족의 거부로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설령 기증이 가능하게 되어 적출을 했을 때에도 알맞은 대기자를 찾기란 여간 쉽지가 않아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 유교사상으로 신체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방식을 잘 인식(이해)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오랜 관습때문에 장기 기증이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기증과 이식 과정속의 절차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들이 자신과 일치하는 장기 제공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공증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행 법률은 장기매매를 막기 위해 3촌 이내의 혈연관계만 장기기증이 가능토록 하고, 혈연관계가 없으면 까다로운 이식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뇌사자의 경우 병원에서 뇌사자를 찾아내더라도 정부가 지정한 병원으로 순서에 따라 장기가 돌아가기 때문에 병원이 적극 나서질 않는다. 장기 기증 관련 업무를 관리하는 정부의 홍보 부족도 문제다. 미국의 경우 비영리법인인 장기구득기구(OPO) 60여곳이 뇌사자 가족을 설득해 기증을 유도하는 일을 전담한다. 프랑스는 6월 22일을 장기 기증의 날로 정해 해마다 대대적으로 홍보 활동을 한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증현황은 부족하기가아니라 위태롭기까지하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장기기증에 적극적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생전에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을 잠재적 장기기증자로 간주하는 ‘옵트아웃(opt-out)’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운전면허증을 교부 받을 때 장기기증 의사 여부를 표시하는 ‘장기기증 의사표시제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장기기증자 수가 현저하게 낮아 프랑스와 같이 ‘옵트아웃(opt-out)’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정치적으로 옵트아웃제를 실시하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기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나 환자나 야당 정치가은 기증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라고 주장하며 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는 특별한 경우지만, 대부분의 외국의 경우 기증자가 많다. 뇌사상태의 장기기증률의 경우도 2007년 기준 인구 1백만명당 뇌사 장기기증률은 미국 26.6명, 영국 13.2명, 스페인 34.3명, 프랑스 25.3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3.1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우리들의 참여가 더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비교해서 장기기증을 활성화하지 못했다. 또한, 참여율 자체가 적기 때문에 우리들의 관심은 더욱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고, 뇌사상태인 사람들이 기증을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유교사회의 영향이 큰 탓인지 기증율은 떨어진다. 설사 기증에 동의한다하더라도 2선 순위인 가족, 유족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한다. 뇌사자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에 256건을 이식했고, 사망자의 경우 각막 이식의 경우88건이고 이식 받은 사람은 174건이다. 물론 이는 적은 수는 아니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이식 현황인 천 육백여건 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다시 재조명되는 ‘장기기증’, 순간의 관심일까?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때문에 사람들은 장기기증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장윤정, V.O.S, 양원경, 쥬얼리 등의 많은 연예인들도 추기경의 소식에 잇달아 장기기증의사를 밝혔고 다른 연예인들도 장기기증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연예계, 정계와 일반인들에게 퍼지는 장기기증 소식은 훈훈하다. 하지만 순간의 붐이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또한 이 시기 공인들의 연이은 장기기증은 장기기증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게한다. 작년에 죽은 고(故) 최요삼 선수도 경기 후 뇌사 판정을 받아 각막 2개, 신장 2개, 심장으로 6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이 조명되었으나, 이후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이를 보면 장기기증이 단순히 몇몇 사건을 계기로 잠깐 주목되는 일시적 현상 중 하나로 전락할 수가 있다. 때문에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한국인체조직 기증지원본부’와 같은 장기기증 기관들의 반짝이는 홍보활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시적인 붐이되지 않길 바란다. [*외국의 장기기증 현황과 통계참조 사이트] 영국장기이식센터 http://www.uktransplant.org.uk/
유럽장기이식센터 http://www.eurotransplant.nl/ 임태혁 기자 ith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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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만- 각막, 뼈, 시신
뇌사 시 - 심장, 허파, 췌장, 간, 피부] 기증의 현황과 기증을 막는 요인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등록된 이식대기자는 고형장기대기자 10,709명, 각막/골수대기자 7,355명 으로 약 1만 8천여 명의 대기자가 있다. 기증 희망자는 95,271 명의 사람들이 희망하고 있으나, 2008년 승인된 장기이식 승인은 전체 약 이천건 정도로 저조한 수준이다. [*2008년, 신장의 경우 평균 3년 6개월, 간장의 경우 평균 2년 10개월을 기다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위의 통계를 얼핏 보면 기증희망자가 구만 오천 명으로 이식대기자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기증희망자는 단지 희망자 일뿐이다. 법적으로 기증의 의무는 없고 알맞은 대기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실제 40%의 희망자들이 기증거부의사를 밝힌다. 또, 희망자의 기증은 일반적으로 생존 시가 아니라 사후를 전제로 기증을 희망하고 사후에도 보호자, 가족 또는 유족의 거부로 기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설령 기증이 가능하게 되어 적출을 했을 때에도 알맞은 대기자를 찾기란 여간 쉽지가 않아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 유교사상으로 신체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방식을 잘 인식(이해)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오랜 관습때문에 장기 기증이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기증과 이식 과정속의 절차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들이 자신과 일치하는 장기 제공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공증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행 법률은 장기매매를 막기 위해 3촌 이내의 혈연관계만 장기기증이 가능토록 하고, 혈연관계가 없으면 까다로운 이식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뇌사자의 경우 병원에서 뇌사자를 찾아내더라도 정부가 지정한 병원으로 순서에 따라 장기가 돌아가기 때문에 병원이 적극 나서질 않는다. 장기 기증 관련 업무를 관리하는 정부의 홍보 부족도 문제다. 미국의 경우 비영리법인인 장기구득기구(OPO) 60여곳이 뇌사자 가족을 설득해 기증을 유도하는 일을 전담한다. 프랑스는 6월 22일을 장기 기증의 날로 정해 해마다 대대적으로 홍보 활동을 한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증현황은 부족하기가아니라 위태롭기까지하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장기기증에 적극적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생전에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을 잠재적 장기기증자로 간주하는 ‘옵트아웃(opt-out)’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운전면허증을 교부 받을 때 장기기증 의사 여부를 표시하는 ‘장기기증 의사표시제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장기기증자 수가 현저하게 낮아 프랑스와 같이 ‘옵트아웃(opt-out)’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정치적으로 옵트아웃제를 실시하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기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나 환자나 야당 정치가은 기증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라고 주장하며 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는 특별한 경우지만, 대부분의 외국의 경우 기증자가 많다. 뇌사상태의 장기기증률의 경우도 2007년 기준 인구 1백만명당 뇌사 장기기증률은 미국 26.6명, 영국 13.2명, 스페인 34.3명, 프랑스 25.3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3.1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우리들의 참여가 더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과 비교해서 장기기증을 활성화하지 못했다. 또한, 참여율 자체가 적기 때문에 우리들의 관심은 더욱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고, 뇌사상태인 사람들이 기증을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유교사회의 영향이 큰 탓인지 기증율은 떨어진다. 설사 기증에 동의한다하더라도 2선 순위인 가족, 유족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한다. 뇌사자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에 256건을 이식했고, 사망자의 경우 각막 이식의 경우88건이고 이식 받은 사람은 174건이다. 물론 이는 적은 수는 아니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이식 현황인 천 육백여건 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다시 재조명되는 ‘장기기증’, 순간의 관심일까?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때문에 사람들은 장기기증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장윤정, V.O.S, 양원경, 쥬얼리 등의 많은 연예인들도 추기경의 소식에 잇달아 장기기증의사를 밝혔고 다른 연예인들도 장기기증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연예계, 정계와 일반인들에게 퍼지는 장기기증 소식은 훈훈하다. 하지만 순간의 붐이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또한 이 시기 공인들의 연이은 장기기증은 장기기증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게한다. 작년에 죽은 고(故) 최요삼 선수도 경기 후 뇌사 판정을 받아 각막 2개, 신장 2개, 심장으로 6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이 조명되었으나, 이후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이를 보면 장기기증이 단순히 몇몇 사건을 계기로 잠깐 주목되는 일시적 현상 중 하나로 전락할 수가 있다. 때문에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한국인체조직 기증지원본부’와 같은 장기기증 기관들의 반짝이는 홍보활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시적인 붐이되지 않길 바란다. [*외국의 장기기증 현황과 통계참조 사이트] 영국장기이식센터 http://www.uktransplant.org.uk/
유럽장기이식센터 http://www.eurotransplant.nl/ 임태혁 기자 ith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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