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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농성장은 철거했지만, 우리 마음을 철거할 순 없다”

등록 2009-03-06 14:52

농성장을 철거하는 구청 직원과, 트럭에 매달려 철거를 막는 농성 참가자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농성장을 철거하는 구청 직원과, 트럭에 매달려 철거를 막는 농성 참가자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육] 일제고사 농성장 철거당한 후, 현장에 있던 청소년이 쓴 글
4일, 학교 수업이 끝나고 머리를 자른 후, 매일 가던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 농성장으로 향했다. 서대문 역에서 내려서 서울시 교육청으로 갔다. 교육청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용산참사 이후로 거의 오지 않았던 전경차가 3대나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교육청 관리실에서는 교육청 직원들과 종로 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이 있었다. 선생님들에게 경찰이 온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모른다’고 하였다.

농성을 하던 청소년들이 밥먹으로 가서, 농성장에는 청소년 두 명과 선생님들이 있었다. 7시경, 갑자기 의경들이 농성장을 둘러 쌌다. 그리고 구청 직원들은 농성장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구청직원들은 트럭에 물품들을 실었다. 밥을 먹고 있던 청소년들을 불러서, 철거를 막았다. 우리는 물품을 싣고가지 못하도록 트럭에 매달렸다. 그러자 의경들은 우리를 트럭으로부터 떼어냈고, 이 과정에서 손에 상처가 생겼다. 구청직원들은 트럭을 타고 갔다. 침낭, 모금함, 스티로폼, 인형, 나무판자 등의 물품을 가져갔다.

우리가 항의를 하자, 경찰들이 막았다. 뒤에서 한 사람이 사진을 찍길래 왜 찍냐고 물어보니까 이 근처에 장사를 하는데 시끄러워서 나왔다고 하였다. 우리는 사복경찰인것 같아서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건너편에서 남자 두명이 건너오더니 막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어디서 장사를 하냐고 물어보니, 세 명은 모두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다시 시민인데, 교육청을 경찰에 고발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실랑이를 하다 그냥 보내주었다. 농성장에는 스티로폼 1개와 침낭 일부, 나무판자가 남아있고, 바닥은 전단지로 지저분했다.

농성장 철거로 흩어진 전단지 때문에 지저분한 바닥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농성장 철거로 흩어진 전단지 때문에 지저분한 바닥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우리 농성장은 두번이나 철거당하였다. 첫번째는 스티로폼만 가져갔었다. 하지만, 이번은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철거를 하였다. 우리는 농성장에 천막 하나 친 적이 없다. 단지 스티로폼과 돗자리를 깔고 난로에 의지하며 이어온 농성장이다. 이런 농성장을 철거를 시킨 것이다. 하지만 구청에서 몇십 번, 몇백 번 농성장을 철거한다 하더라도, 철거를 시킬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나라의 교육을 위하여 거리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구청에서 철거를 시키면 시킬수록 우리는 더욱 단단해져, 우리나라의 참교육을 위하여 저항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티로폼을 사서, 농성장을 다시 꾸렸다.

정재호 기자 ppk91@naver.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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