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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물놀이를 아시나요?

등록 2009-06-02 16:11

이지원 기자(왼쪽)이 김덕수 사물놀이패 여승범 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이지원 기자(왼쪽)이 김덕수 사물놀이패 여승범 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문화일반] ‘김덕수 사물놀이패’ 여승범 부장이 알려주는 ‘사물놀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종로문화체육센터의 무대 뒤 숨겨진 사무실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는 패의 리더인 김덕수 씨와 짧은 만남을 가진 뒤 패의 부장인 여승범 씨와 본격적인 인터뷰를 가졌다.

- 사물놀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우리나라가 일제시대를 겪고 해방이 될 때까지만 해도 각 마을마다 농악, 다른 말로 풍물이 있었다. 그런데 60년대에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전통 문화가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그래서 그 때부터 유형 무형 가리지 않고 전통 문화를 없애기 시작했다. 심지어 악기보관소에 있던 전통 악기들을 불태워버리기까지 했다. 그러다 70년대 중반에 와서 국가재정 무형 문화재라는 것이 생겼다. 그런데 이것의 한계는 한번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후에 그 문화는 조금도 달라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78년 2월에 우리는 서울예술중고등학교 출신들을 모아 민속악회를 만들었다. 이 악회가 가진 공연에서 중 하나가 ‘영남 농악’이었는데, 그 때 당시에 이 순서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80년에 정식으로 네 사람이 모여 팀을 이루고, 팀 이름을 ‘사물놀이’라고 지었다. 그러니까 고유명사가 지금에는 보통명사가 된 셈이다. 그런데 다 사물놀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구분을 위해서 김덕수 패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 왔나?

“아무래도 가장 많이 한 것은 공연이다. 올해가 김덕수 사물놀이패 30주년이 되는 해인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국가 행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국내외 공연과 행사를 했다. 첫 외국 공연은 82년에 일본에서 한 공연이었고, 같은 해에 미국 달러스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우리는 공연 후에 수많은 갈채와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번은 뉴욕 필하모닉 타악기 연주자가 우리에게 극찬의 편지를 보내왔고, 또 세계 타악 전문가 대회에서 9번의 앵콜을 한 적도 있다. 또 공연을 마치고 난 뒤에 워크숍을 열어 현지인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우리 사물놀이패가 한 일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사라질뻔한 민속을 되살려 낸 것과 그것을 외국에 알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 사물놀이 연주를 할 때와 끝난 뒤의 기분은 어떠한가?

“아마 한국 음악만큼 현장감이 강한 음악은 없을 것이다. 즉, 녹음한 것을 듣는 것과 실제 사물놀이 공연을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기의 소통’과도 관련이 있는데, 사물놀이 연주자들은 공연 시 관객들과 소통을 한다. 어떨 때는 관객과 완벽하게 호흡이 떨어질 때가 있어 감동의 눈물이 나기도 한다. 물론 그러지 못할 때도 공연 후에는 기쁘지만 감상자를 위한 교육을 좀 더 실시했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 사물놀이를 연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호흡이다. 호흡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사물놀이에서는 연주 자체를 말한다. 구성원들과의 호흡을 맞추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몸의 움직임과 마음의 움직임이 일치될 때 비로소 기가 소통하는 것이며 호흡이 맞는 것이다. 이것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또, 연주자의 개성과 악기의 개성 간의 조화도 이루어져야 한다.”

- 각각의 악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 달라.

“먼저 많은 사람들이 꽹과리를 리드를 하는 악기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농악에나 해당되는 말이다. 사물놀이에서는 장단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신호하는 악기가 항상 다르다. 그리고 네 악기의 비중도 모두 같다. 각 악기의 상징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먼저 장구와 꽹과리는 각각 비와 천둥의 소리를 닮았기 때문에 비와 천둥을 상징하는 것이다. 특히 장구는 두 면으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비의 크고 작은 다양한 소리를 닮았다. 북의 장단은 보통 단순박이자 머릿박이다. 즉, 북은 기둥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비 오기 전의 구름의 역할과 비슷하여 구름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징은 사람들이 가장 단순하고 쉬운 악기로 보지만 징이 빠진 사물놀이 연주는 시끄럽고 복잡해진다. 징은 다양한 음파의 소리로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감싸 안는다. 따라서 바람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 사물놀이 연주 시 입는 복장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사물놀이 복장은 흰 바지저고리에 검정색 상의로 되어 있고, 다양한 색동도 있다. 복장의 색깔은 오방색인 검정, 흰, 빨간, 노란, 파란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좌청룡 우백호 남주자 북현묵’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동쪽은 푸른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붉은색, 북쪽은 검정색, 중앙은 흰색을 상징한다. 농악에서는 쇠 악기인 꽹과리와 징 연주자만 검정색 더걸이를 입었지만, 사물놀이에서는 전원이 검정색 상의를 입는다.”

- 요즘 국악과 양악을 cross-over한 퓨전 음악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사물놀이도 이 방향으로 나갈 것인가?

“우리는 물론 외국 음악과 조화를 이루는 퓨전 음악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것이다. 외국에서 협연을 많이 요구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을 유지하기 위함과 듣는 사람에게 더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그런 음악을 만들 때에는 먼저 양악을 들어본 뒤 그와 가장 잘 맞는 우리 장단을 찾아 그대로 우리 장단을 연주하면 교묘하게 잘 맞는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최근 들어 퓨전음악이라고 나온 많은 음악들은 단지 우리나라 악기로 양악을 연주하는 데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음악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패는 항상 우리나라 음악을 그대로 살리며 외국 음악과 맞추어 간다.”

- 사물놀이가 외국에서 그토록 극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외국에서는 어설프게 외국 문화를 따라한 것보다 우리 고유의 것이 더 환영받는다. 사물놀이 자체는 역사가 짧지만 풍물이라는 전통을 이어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통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또, 사물놀이는 단순하면서도 타악으로서 고도의 기술로 연주된다. 거기에다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놀이와 춤도 들어간다. 또, 악기 자체의 힘이 크고 강력해서 세계 무대에서 눈에 띄기가 쉽다.”

-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달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나는 한국인이다. 그리고 내 세상의 중심은 나이다. 우리는 모두 내가 나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렇게 각자가 자리를 잡으면 이 세상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나로서 자리잡는 조건은 바로 전통이다.”

여 부장과의 인터뷰는 약 한 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취재하는 기자는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발전을 기대한다.

이지원 기자 ginny624@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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