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낭만, 무이자와 함께”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조례안 발의에 나선 대학생 안희숙 씨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학] 대학생·민주노동당,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조례 추진
민주노동당, 등록금넷, 대학희망 등이 학자금 대출 무이자를 위해 조례 제정에 나섰다. 이미 전라북도에서는 조례가 통과, 전국 최초로 학자금 이자를 보전해주고 있는 현실에서, 서울 지역에서도 조례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 조례 제정 운동을 한창 벌이는 안희숙(21)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 씨는 “서울 시민 중에 8만 명 정도가 조례 발의에 함께하면, 무이자는 현실이 될 수 있다”며 “반드시 조례를 통과시켜 학생들이 학교에 다닐 때만이라도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만들자”고 밝혔다. 안 씨가 홀로 3-4일동안 서명을 받은 사람은 130여 명. 수업 중 쉬는 시간이나 스쿨버스를 타고다니며 옆에 앉은 학생들에게 호소한 결과 이만큼 모았다. 발의를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하기 때문에 쉽게 서명에 동참하진 않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서명해준 사람들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발의에 동참한 사람들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조례를 통과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진 그는 이번주 금요일(10일)부터 지하철, 거리 캠페인 등을 통해 서울 시민들에게 조례제정에 함께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 일답. -어떻게해서 학자금 무이자 조례재정 운동에 참여했나? “주변에서 무이자 조례재정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 수업 중 쉬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조례에 대해 설명했고, 사람들은 ‘꼭 되게 해달라’며 동참해줬다. 처음엔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거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거절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용기를 내서 계속했다. 처음에는 우연히 시작했지만, 나를 믿고 동참해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조례를 통과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이자 조례재정은 학생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하루 빨리 실현되길 바란다.” - 학생들이 등록금이나 학자금 대출 때문에 고민이 많나? “친구 중에 부모님이 카센터를 운영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카센터 앞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한다. 동생과 함께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한달에 이자만 10만 원 가까이된다. 그래서 그 친구는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번에 그 친구가 교직이수를 하지 못했는데,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또다른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허리디스크에 걸렸다. 이자가 없으면 학기 중에 이자를 갚지 않아도 되는데, 최소한 학교 다니는 동안만이라도 돈 걱정 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무이자 조례가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가? 발의부터 어려울 것 같은데. “민주노동당이나 대학생들이 조례 발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8만 명이 조례에 서명을 하면 발의를 할 수 있다. 이미 전북에서는 이자 지원 조례가 통과되어 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우리가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자녀가 둘만 되도 감당하기 힘들다. 지금 대학에선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들에게 무이자를 하고 있는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지만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가정에겐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자기가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더라도, 앞으로는 어떻게될지 모른다. 또, 옆에 친구나 주변 한두 사람은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옆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또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조례제정에 함께하자.” 한편, 현재 민주노동당과 대학생들은 서울 외에도 광주, 인천, 부산, 충남, 대전, 대구,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운동본부를 꾸리고,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에만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은 63만 5000명에 달하며, 7%를 넘어서는 고금리 때문에 많은 대학생이 연체자나 신용불량자 상태에 빠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조례안이 통과되면, 대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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