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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추락사고 직전 고 김대위는 나를 봤다”

등록 2006-05-06 20:12수정 2006-05-06 22:25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산화한 고 김도현(33) 대위의 분향소가 6일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 마련됐다. 어린이날 아빠를 잃은 차남 태현(3)군은 이날 울다 지쳐 미망인의 품에 안긴 채 잠이 들어 주변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연합)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산화한 고 김도현(33) 대위의 분향소가 6일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 마련됐다. 어린이날 아빠를 잃은 차남 태현(3)군은 이날 울다 지쳐 미망인의 품에 안긴 채 잠이 들어 주변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연합)
교차비행 직전 "인 사이트" 교신이 마지막
"헝클어진 故김도현 대위의 머리를 쓸어올려 주면서 서로에게 '수고하라'는 말을 건넨 것이 이 세상의 마지막이 될 줄은.."

어린이 날인 지난 5일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블랙이글 소속 A-37기 추락사고로 숨진 故 김도현(33.공사44기.소령 추서 예정) 대위의 분향소가 차려진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

6일 故김 대위의 분향소를 찾은 블랙이글팀 소속 김태일(37.공사41기) 소령은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김 소령은 사고 발생 순간 김 대위와 마지막까지 교차 비행(apposing A-roll)을 했던 최후의 파일럿이자 8개월 여간 김 대위와 호흡을 맞춰온 단짝이었기 때문이다.

김 소령은 "2005년 초 김 대위가 블랙이글팀으로 전입 온 이후 줄곧 호흡을 함께 하며 멋진 비행을 선보였는데..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순간에 대해 "교차 비행 직전 김 대위가 (내)비행기가 시야에 들어왔다는 내용의 '인 사이트'라는 교신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그 순간에도 아무런 이상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 차라리 이상 징후라도 나타났다면 이렇게까지 허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어쇼 비행 직전 故 김 대위와 각자의 비행기로 가는 길에 김 소령은 김 대위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헝클어진 것을 손수 쓸어올려 주며 "멋있게 보여야지"라고 하자 "뭘요. 수고하십시오"라며 나눈 대화가 지상에서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 소령은 "정말이지 애석한 것은 사고 당일이 바로 김 대위의 결혼 4주년 기념일이었다"며 "그래서 김 대위 미망인 등 유족들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김 소령은 이날 사고가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정황상 김 대위가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행사장을 피해 끝까지 조정간을 놓지 않은 희생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6일 강원도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산화한 故 김도현(33) 공군 소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故 김소령의  미망인(30)이 분향소를 찾은 동료 부대원들을 보자 오열하고 있다. (연합)
6일 강원도 공군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에서 산화한 故 김도현(33) 공군 소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故 김소령의 미망인(30)이 분향소를 찾은 동료 부대원들을 보자 오열하고 있다. (연합)

김 소령은 "이날 블랙이글팀의 에어쇼를 관람하기 위해 행사장 내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1천300여명의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며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김 대위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정간을 놓지 않고 항공기를 컨트롤하려 했던 것 같다. 그는 그러고도 남을 동료"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소령은 "김 대위의 고귀한 죽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며 "김대위가 죽음으로 남긴 교훈을 토대로 블랙이글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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