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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쌍둥이 한명 맡겨두고 갔는데…어딘가 살아있을것”

등록 2007-06-25 23:49수정 2007-06-26 08:45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항공기에 아내 최찬례씨(오른쪽 사진 오른쪽)와 딸 서유경씨(오른쪽 사진 왼쪽)가 탑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박아무개씨(왼쪽 사진)가 25일 저녁 인천 집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항공기에 아내 최찬례씨(오른쪽 사진 오른쪽)와 딸 서유경씨(오른쪽 사진 왼쪽)가 탑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박아무개씨(왼쪽 사진)가 25일 저녁 인천 집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추락참변 남은 가족들 망연자실 “믿을수없어”
아르바이트로 경비 마련 모녀 첫 국외여행도
25일 저녁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항공기에 피붙이들이 탑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국의 가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현지 여행 가이드인 박진완(34)씨와, 친구 사이인 이명옥(28)·노정숙(28)씨 등 3명을 뺀 10명이 모두 가족 단위로 캄보디아를 여행하고 있었다. 쌍둥이 자녀 가운데 한명만 빼고 여행을 하다 일가족 4명이 사고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부인, 두 아들과 함께 사고 비행기에 탄 <한국방송> 조종옥(36) 기자의 장인인 윤아무개(65)씨는 이날 저녁 “지난 23일 떠나기 전날에도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막내(1)만 맡기고 자기들끼리 여행 가는 것을 미안해했다”며 “내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기자의 막내는 쌍둥이였는데, 꼭 모유를 먹어야 하는 아이만 여행에 데리고 가고 원래 모유를 먹지 않아 외갓집에서 키우던 또다른 아이는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아침 11시30분께 딸한테 전화가 왔는데, 휴대전화 로밍을 했으니 급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했다”며 “저녁에 캄보디아에서 비행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전화를 해 보니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텔레비전에 이름이 나와 여행사에 전화해 자식들이 탑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위는 아들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더 말을 잇지 못했고, 장모인 유아무개(62)씨는 “지금 죽을 것 같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조 기자의 부모는 “할 말이 없다.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아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믿기지 않습니다.”

딸 서유경(26·ㅅ여대 3학년)씨와 함께 여행을 떠난 최찬례씨의 남편 박아무개(42·인천 부평구)씨는 “어딘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추락 소식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박씨는 뉴스에서 처음 사고 소식을 들은 뒤 곧이어 여행사로부터 사고 소식을 통보받았다.

최씨 모녀는 난생처음 여행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경비를 마련한 뒤 방학이 시작되자 여행을 떠났다. 박씨는 “일 때문에 함께 여행을 가지 못했다”며 “지난 토요일 인천공항에 직접 배웅을 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와 최씨는 3년 전 재혼해 5녀1남을 두고 있다.

◇…사업을 하는 이충원씨 가족은 딸 정민(16)양이 다니는 충북 음성의 대안학교가 방학하자 일가족이 모두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이씨의 아파트에는 이날치 신문과 우유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이씨의 부인 황미혜(42)씨는 집을 잘 꾸며 놓기로 유명하고 성격이 쾌활해 반상회가 이씨 집에서 자주 열렸고, 동네 부인들이 자주 놀러 갈 만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이씨 가족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며, 정민양과 준기(15)군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았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탑승자 이명옥씨는 충남 논산 ㅂ초등학교 이아무개 교감의 맏딸로, 서울 청담동의 한 건축사무소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이 교감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으며 매우 격앙돼 있었다고 주변 사람이 전했다. 함께 탄 친구 노정숙씨의 가족들은 이날 기자가 전화하자 전화를 받았다가 아무런 말도 없이 전화를 내려놓았다.

25일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전세기와 같은 종류인 피엠티항공의 러시아제 AN-24기. AP 연합
25일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전세기와 같은 종류인 피엠티항공의 러시아제 AN-24기. AP 연합

부천 용인 부평 대구/김소연 김기성 김영환 박영률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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