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고향에서 학교를 다니던 초등학교 동창인 남자친구가 서울에 와 학교 구경을 시켜 달랬다. 두근거렸다. 그는 키 크고, 유머감각도 있는 인기 많은 친구였기 때문이다. 당장 선배에게 원피스와 화장품 도구를 빌렸다. 화장품 회사의 사보를 펼쳐놓고 ‘올봄 유행 메이크업’을 열심히 따라 그렸다. 그 책...
건망증이 심해졌다. 전등도 켠 채로 집을 나서지 않나, 메모장을 둔 장소를 잊기도 한다. 이러다가 <천일의 약속>의 수애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수애와는 ‘얼굴 레이아웃’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중요한 것은 절대 잊지 않아!’ 자신했었다. 하지만 서서히 자신감 상실에 돌입했다. 남편에게 “혹시 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