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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정말 투수놀음일까. 미국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20일(한국시각) 현재 필라델피아의 팀평균자책은 4.83. 평균자책만 놓고 보면, 내셔널리그 16개팀 중 14위다. 필라델피아 마운드의 허약성은 한국프로야구와 비교해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꼴찌 KIA의 팀평균자책이 4.54이기 때문이다. KIA는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필라델피아는? 놀랍게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에 올라 있다. 1위 뉴욕 메츠와는 2.5경기차.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필라델피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5경기 뒤져 있다. 20일 10회 연장전 끝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패하기는 했지만, 최근 상승세(10경기 7승3패)를 고려하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
〈ESPN〉에 따르면 1900년 이후 내셔널리그팀이 4.80대 이상의 평균자책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적은 1995년 콜로라도 로키스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 당시 콜로라도는 77승67패 팀평균자책 4.97 기록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해 가을축제에 초대받았다. 고지대 특징상 홈런이 자주 나와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높은 쿠어스필드를 안방으로 쓰는 콜로라도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온전한’ 구장을 갖고 4점대 후반의 팀평균자책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지난해까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필라델피아는 과연 야구의 정설을 뒤집고 포스트시즌 관문을 뚫을 수 있을까. 팀타율은 0.275로 리그 전체 4위를 기록 중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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