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기자 wani@hani.co.kr
타임아웃 /
“그냥 에스케이(SK) 와이번스를 베이징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으로 내보내면 어떨까?” “국가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해도 에스케이가 이길 것 같은데.”
최근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다. 그런데 실은 농담만은 아니다. 요즘 에스케이는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팀이다. 심지어 한화 김인식 감독도 “과거 해태보다 강하다. 지금 에스케이 전력이면 일본 퍼시픽리그에 가도 되겠다”고 평가할 정도다. 현재 성적은 49승 20패, 승률 7할이 넘는다.
지난 25일 밝혀진 베이징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1차 선발명단을 보면 에스케이의 ‘위세’를 절실히 느낄 수 있다. 60명 가운데 에스케이 소속은 12명이나 된다. 투수는 다승 1위(10승) 김광현, 평균자책점 1위(2.41) 채병용 등 6명이 포함됐고, 타격 1위 ‘국민 우익수’ 이진영, 타격 3위 ‘리틀 쿠바’ 박재홍 등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타자 5명 모두 타격 30위 안에 든다. 이쯤 되면 부족한 포지션에다 국외파만 끼워 넣을까 하는 상상도 가능하다. 1루수에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외야수에 이병규(주니치 드래곤스)나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정도가 들어가면 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스케이를 통째로 대표팀으로 보내볼까 상상하는 것은 그들이 지닌 ‘조직력’때문이다. 에스케이는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물이 흐르듯’ 득점할 때 득점하고, 경기를 끝내야 할 때 끝낸다. 에스케이를 플래툰시스템(한 포지션에 여러 명을 경쟁시키는 시스템)을 통해 강하게 키운 김성근 감독 야구의 강점이다.
‘김성근 야구’나 유로2008 4강에 오른 ‘히딩크 축구’를 보면 스포츠는 역시 ‘팀플레이’란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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