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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음주파문’ 징계 K리그 출전도 막으려나

등록 2007-11-01 20:59

호루라기 /

1일 새벽 1시30분. 전화통화가 됐다. “집에서 아내와 맥주 한잔하고 있어요.” ‘음주파문’ 탓에 술이라면 치가 떨릴 텐데, 이운재(35·수원 삼성)는 “잠이 잘 오지 않아서…”라고 했다. “마음이 진짜 아파요. 그동안 쌓아온 걸 한순간에 다 잃었어요.” 몇시간 전, 그는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졌다. 경기장을 나오는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경기 내내 (마음 속으로) 울면서 뛰었어요. 몇년 더 뛰고 싶었는데…. 징계를 기다려야죠.”

지난 7월 아시안컵에서 만났을 땐 자신감이 넘쳤다. “한-일월드컵 끝나고 나서 최고라고 하더니 살이 좀 찌니까 (돼지·뚱보라고) 비난을 할 땐 기분이 좋지 않았죠.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어디 이운재가 죽나 보자’라고 마음을 추스렸죠.” 아시안컵 세 경기 승부차기 선방. ‘역시 이운재’란 환호가 나왔다.

그러나 아시안컵 기간 중 숙소를 벗어나 심야술자리를 가진 게 드러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그럼 방에서 참선만 하라는 건가?” “다 큰 선수들이니 통제력을 믿어줘야 하는 건 아닌가?”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여성종업원들을 동석시킨 게 이런 옹호의 목소리를 가로막고 있다.

처신은 옳지 못했다. 현지 동포들이 “그러니 졌지”라고 혀를 찼으니 국가대표답지 못했다. 그러나 징계내용에선 고민할 대목이 있다. 축구협회는 2일 이운재 등 음주파문 4명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연다.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6개월 또는 1년 선수생활 자격정지 중징계가 내려질 분위기다. 그럴 경우 대표팀 뿐 아니라 K리그도 뛸 수 없다. 은퇴를 준비하거나, 다른 나라 리그를 알아봐야 한다.

K리그 구단의 목소리를 한번쯤 들을 필요가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표팀에서 있던 일이다. 프로경기에서 운동장 행패가 아닌 대표팀에 가서 술자리를 가진 게 문제가 됐다. 대표팀 관리를 소홀히 한 축구협회 책임도 크다. 국가대표 자격정지는 있을 수 있지만, K리그까지 못 뛰게 하면 선수도 구단도 타격이다. 자격정지돼도 구단은 연봉을 다 줘야 한다. 협회가 선수를 활용해야 할 구단의 재산권까지 뺏어야 하는가? 일본이나 유럽은 이럴 경우 대표팀 징계로 끝낸다”고 했다.

이동국(미들즈브러)은 같은 징계를 받아도 프리미어리그를 뛸 수 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협회 징계방망이는 “영구제명시키라”는 격앙된 팬들의 반응 앞에서 냉철해져야 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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