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라기 /
17일은 7월 아시아선수권(일본)을 앞두고 남자 대표선수 23명의 예비소집일이었다. 그러나 서울 방이동 대한농구협회 사무실에 모인 선수는 고작 8명. 그나마 김일두 양희종(이상 KT&G) 주태수(오리온스) 김태술(SK) 등 대부분 신인급들이었다.
오지 못한 15명 중 양동근 이병석(모비스) 신기성 송영진(KTF) 등 소속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불가피했다 치자. 미국에 있는 하승진과 방성윤도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탈락한 서장훈 강혁 이규섭(이상 삼성) 김주성(동부) 김승현(오리온스)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동준 김민수 등 대학 선수도 오지 않았다. 여행중이거나 아예 연락이 안되는 선수도 있었다.
일부 구단은 소집 사실을 선수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 대표팀은 30일부터 공식 훈련에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많아 ‘반쪽 훈련’이 우려된다. 현주엽(LG)과 조우현(전자랜드)은 당장 수술이 필요할 정도다.
사정은 6월 아시아선수권(인천)에 대비해 지난 15일 소집된 여자팀도 마찬가지. 여자팀은 이미 시즌이 끝났지만 15명 중 10명 밖에 모이지 않았다. 해외에 체류중인 우리은행 선수들은 집단으로 빠졌다.
정선민(신한은행) 변연하(삼성생명) 등은 깁스를 한 채 입촌했다. 전주원(신한은행)은 무릎 수술을 받으러 일본에 갔다.
한 농구인은 “마치 군대 끌려가는 사람들 같다”며 “부상자들도 마치 군 면제 받듯 대표팀 제외를 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1장 뿐인 베이징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는 중요한 대회다. 그러나 한국 남녀대표팀은 출발부터 삐걱이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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