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철씨가 훈련을 마친 뒤 스케이트날에 붙은 얼음조각을 닦아내고 있다.
[떴다! 아마고수] 스피드스케이팅 전동철씨
하루평균 1만m 훈련 직업선수 뺨쳐
“얼음판 내딛는 매순간 인생 꼭 닮아”
하루평균 1만m 훈련 직업선수 뺨쳐
“얼음판 내딛는 매순간 인생 꼭 닮아”
“쇼트트랙은 상대방과의 순위싸움이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자신과의 속도전쟁이지요. 그래서 내 한계에 도전하는 그 자체가 힘들면서도 매력적입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빙상복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나 신는 클랩스케이트(스케이트날 후반부가 떨어져 있는 스케이트)를 유유히 지치는 그의 겉모습만으론 전혀 엘리트선수와 구분이 되질 않는다. 물론 그가 엘리트선수인 적이 있긴 하지만, 너무도 오래전의 일이다. 32년 전인 1976년 대구 반야월초등학교 5년 때 빙상에 입문해 전국대회에 나가곤 했는데, 안심중학교 1년 때까지가 마지막이었다. 빙상시설이나, 경기력 수준에서 서울지역 선수들에 밀려 장래 가능성이 적었던 터라, 공부를 위해 스케이트를 가방에 넣어버렸다.
[떴다! 아마고수] 스피드스케이트 전동철
[%%TAGSTORY1%%] 체전 20여차례 출전 메달도 수두룩
내후년 세계마스터스대회 출전 목표 스포츠의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동철(45·아이엔에스102 이사)씨. 전씨는 지난 9일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2009 겨울체전 서울시 선발대회 남자일반부에 출전해 500m 2위(45초30), 1000m 1위(1분30초)로 결승선을 끊어 체전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가 체전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이 1985년이니, 햇수로는 23년째이며, 1991년부터 2004년까지 13차례 연속출전을 포함한 총 횟수만 20여차례에 육박한다. 금·은·동 등 메달도 여러번 따냈으니 빙상 실력이 직업선수 뺨칠 만하다.
체전 출전이 인생의 목표는 아닌데도 그가 이토록 열심히 얼음지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경기불황이나, 경쟁 업체와의 갈등 등 늘 어려움이 상존합니다.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게 제겐 꼭 0.1초라도 더 단축하기 위해 스케이팅을 하는 것과 똑같기만 합니다. 한발 한발 얼음판에 내딛는 매순간이 인생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지요.” 그래서 그는 겨울시즌만 되면 퇴근길에 스케이트가방을 메고, 거의 매일 저녁 7시 태릉빙상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평균 1시간30분 훈련에 연습 거리는 1만m 정도다. 단거리 국가대표의 연습량이 5000~1만m, 장거리 선수들이 2만m 정도니 그의 운동량이 만만찮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갑자기 “(아마) 고수요?”라고 되물으며 자신은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창립 82년째를 맞는 국내에선 가장 오래된 빙상클럽 백구회의 정규태 회장이 최고란다.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정 회장은 국내 아마추어로는 처음 작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마스터스빙상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겸손한 태도다. 세계마스터스 출전 기준기록이 500m의 경우 50초 이내이니, 그의 최고기록이 41초대인 것을 보면 그 역시 자격은 충분하다. “사실, 다음 목표는 세계마스터스대회 출전이죠. 그래서 지난 7일엔 한국마스터스빙상연맹을 창립해 사무국장을 맡았습니다. 앞으로 재원 확충에 힘써 많은 동료들과 후년쯤 밴쿠버대회엔 도전하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수많은 초·중·고 엘리트선수들이 그에게 빙상복을 건네며 수리를 맡긴다. 부위별 재질을 어떻게 수선하느냐에 따라 기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다. 생활체육 빙상의 전도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다른 한편으론 직업을 통해 엘리트선수들의 경기복 후원사업도 하고 있다. 최근 중국 창춘에서 열린 월드컵대회 땐, 국내 지도자들을 통해 북한 빙상대표 8명(남 5명, 여 3명)에게 빙상복 후원을 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내 수준급 빙상선수들을 비롯해 역도·사이클·인라인 선수들까지 후원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0.3㎜의 스케이트 날 위에 몸의 중심을 맡기고 얼음을 지칠 때까지 체전 출전은 물론, 사업가로서, 그리고 의류후원자로서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TAGSTORY1%%] 체전 20여차례 출전 메달도 수두룩
내후년 세계마스터스대회 출전 목표 스포츠의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동철(45·아이엔에스102 이사)씨. 전씨는 지난 9일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2009 겨울체전 서울시 선발대회 남자일반부에 출전해 500m 2위(45초30), 1000m 1위(1분30초)로 결승선을 끊어 체전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가 체전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이 1985년이니, 햇수로는 23년째이며, 1991년부터 2004년까지 13차례 연속출전을 포함한 총 횟수만 20여차례에 육박한다. 금·은·동 등 메달도 여러번 따냈으니 빙상 실력이 직업선수 뺨칠 만하다.
체전 출전이 인생의 목표는 아닌데도 그가 이토록 열심히 얼음지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경기불황이나, 경쟁 업체와의 갈등 등 늘 어려움이 상존합니다.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게 제겐 꼭 0.1초라도 더 단축하기 위해 스케이팅을 하는 것과 똑같기만 합니다. 한발 한발 얼음판에 내딛는 매순간이 인생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지요.” 그래서 그는 겨울시즌만 되면 퇴근길에 스케이트가방을 메고, 거의 매일 저녁 7시 태릉빙상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평균 1시간30분 훈련에 연습 거리는 1만m 정도다. 단거리 국가대표의 연습량이 5000~1만m, 장거리 선수들이 2만m 정도니 그의 운동량이 만만찮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갑자기 “(아마) 고수요?”라고 되물으며 자신은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창립 82년째를 맞는 국내에선 가장 오래된 빙상클럽 백구회의 정규태 회장이 최고란다.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정 회장은 국내 아마추어로는 처음 작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마스터스빙상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겸손한 태도다. 세계마스터스 출전 기준기록이 500m의 경우 50초 이내이니, 그의 최고기록이 41초대인 것을 보면 그 역시 자격은 충분하다. “사실, 다음 목표는 세계마스터스대회 출전이죠. 그래서 지난 7일엔 한국마스터스빙상연맹을 창립해 사무국장을 맡았습니다. 앞으로 재원 확충에 힘써 많은 동료들과 후년쯤 밴쿠버대회엔 도전하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수많은 초·중·고 엘리트선수들이 그에게 빙상복을 건네며 수리를 맡긴다. 부위별 재질을 어떻게 수선하느냐에 따라 기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다. 생활체육 빙상의 전도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다른 한편으론 직업을 통해 엘리트선수들의 경기복 후원사업도 하고 있다. 최근 중국 창춘에서 열린 월드컵대회 땐, 국내 지도자들을 통해 북한 빙상대표 8명(남 5명, 여 3명)에게 빙상복 후원을 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내 수준급 빙상선수들을 비롯해 역도·사이클·인라인 선수들까지 후원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0.3㎜의 스케이트 날 위에 몸의 중심을 맡기고 얼음을 지칠 때까지 체전 출전은 물론, 사업가로서, 그리고 의류후원자로서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글·사진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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