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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랠리 강자’…서울 강호들 7년연속 평정

등록 2009-02-10 19:58

오성민이 9일 저녁 경기도 군포시의 한 스포츠클럽에서 연습경기 중 공을 보고 있다. 
 군포/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오성민이 9일 저녁 경기도 군포시의 한 스포츠클럽에서 연습경기 중 공을 보고 있다. 군포/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1년전 입문…청소년대표 감독 지도 받아
동영상 찍어 약점 보완…선수제의 받기도
떴다! 아마고수 / 스쿼시 ‘신성’ 오성민

‘퉁, 퉁’ 공기를 가르는 둔탁한 소리가 지하 2층에 울려퍼졌다. 내공이 실리지 않은 공에서 나는 가벼움과는 다른 소리. 가볍게 휘두르는 라켓에도 공은 크게 춤을 추었다. 숨은 헐떡이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사뿐히 코트 위를 즈려밟고 가는 ‘경공술’ 앞에 공만 목표일 뿐이다.

녹색언덕 문파의 ‘신성’ 오성민(31). 11년 전 강호에 발을 내딛은 그는 서울 회전에서만 일곱차례 연속 정상에 섰다. 현재 아마 스쿼시 계는 가장 어린 그를 비롯해 5명의 거두가 평정한 상태. 하지만 스승인 강호석 대협(스쿼시 청소년대표팀 코치)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뭘 잘해, 선수도 아냐.” 강 대협의 한마디가 오성민의 폐부를 찌른다.

■ 끊임없는 수련 소림사에서는 물을 긷는 것도 수련이다. 그도 밥먹고 운동만 했다. 1998년 대학 2학년때 처음 접한 스쿼시는 가슴에 불을 질렀다. 대학 때 오전에 수업을 몰아넣고, 수련에 열중했다. 이공계 대학을 다닌 그에게 친구들은 “체대를 가지 그랬냐”고 했다.

그렇게, ‘면벽수도.’ 수도 없이 벽을 마주했다. 하나의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수백번씩 벽을 두드렸다. 상대가 친 공이 앞벽을 맞고 튕겨나오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공이 두번 땅에 닿기전 찰나, 다시 쳐내기 위해서는 2억 번의 연습이 필요했다.

■ 정파의 무공에 눈뜨다 행운도 따랐다. 경기도 평촌으로 집을 옮긴 그는 2004년 근처 그린힐스포츠클럽을 찾았다. 그 곳 지하 2층 ‘동굴’에서 강 대협을 만났다. 강 대협은 그를 “처음에 막 치더라”라고 회상했다. 강 대협 밑에서 수련하던 청소년 대표들과 함께 무공을 닦은 것은 ‘천우신조’였다. 오성민은 “당시 벽을 느끼고 있었는데, 같이 훈련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스윙부터 다시 배웠다. 힘에 의존하는 경기 스타일도 바꾸려 했다. 벽을 깬 그는 2005년부터 정·사파 고수들을 모두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강호 밖 세외 고수인 일본 훗카이도의 고수를 꺾고 오기도 했다. 선수 제의도 받았다.

아마고수가 권하는 스쿼시 비법
아마고수가 권하는 스쿼시 비법
■ 장강의 뒷물결도 막아서 강호를 평정하자, 숱한 도전자들은 그를 노렸다. ‘장강의 뒷물결’은 디지털 캠코더를 이용해 그의 경기 스타일을 분석해 ‘암기’를 날렸다. 랠리가 강점인 그에게 ‘3구’안에 승부를 보려는 변칙 무공도 등장했다. 하지만 신약 개발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그에게 분석은 ‘식은 죽 먹기’. 그도 동영상을 보며 자신의 약점을 분석해 역이용했다. 여전히 일주일에 3∼4일은 수련을 하는 그의 위치는 탄탄하다.


강호 평정이 허무해진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은 뭘까? 지난해 세계여자스쿼시대회에서 진행을 맡았던 오성민은 “스쿼시 방송 해설을 해서, 일반인들에게 재미를 안겨줘 많은 사람들이 스쿼시를 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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