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임정 기자
[2008 하반기 소비자 인기상품]
불황속 소비자들 모험보단 안정 택해
히트상품선 참살이 제품들 인기 여전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불황 시기에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올해 하반기 <한겨레> 인기·히트상품 조사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모험보다는 이미 인정을 받는 상품을 소비하는 ‘안정 지향적’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1위 브랜드와 제품의 지위는 불황일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객 서비스와 품질, 디자인 등 3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인기상품을 선정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인기상품에 큰 변동은 없었다. 끊임없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자체 평가하고 성능이나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있었던 결과다.
현대차의 쏘나타, 엘지(LG)전자 휘센과 에스케이(SK)에너지의 엔크린 등은 수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은 강자들이다. 식음료와 소비재의 브랜드 충성도 또한 강화되어 농심 신라면, 서울우유, 동아제약의 박카스 등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3가지 항목(고객서비스, 디자인, 품질) 기준에서 1위를 차지한 제품이었다.
금융 부문에서는 라이벌 제품 간의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상반기에 카드 부문 2위였던 비씨(BC)카드가 신한카드를 제치고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부문에서는 쿠쿠(전기압력밥솥), 피자헛(배달피자) 등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아깝게 인기상품으로 선정되지 못한 제품들도 있었다. 기아차의 소울,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감성 디자인으로 무장해 매력적인 외모를 뽐냈다.
‘히트 상품’에는 꾸준하면서도 변화하는 소비 성향과 욕구를 포착한 제품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참살이(웰빙)와 관련된 제품은 불황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남양유업의 17차는 여심을 공략한 마케팅과 참살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 ‘탈스트레스’를 위한 지앤지(G&G)가구의 휴식용 안락의자 브랜드인 LA-Z-BOY도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안전함’을 선택하는 소비 성향의 변화는 히트상품 선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이엔지(ING)생명의 스마트업인베스트 연금보험은 보증금액에 대한 안정성이 소비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출시 뒤 3개월 만에 가입자수 1만명을 넘어섰다. 또 굿벨은 유사시 지정된 번호로 연락해주거나, 주변에 사이렌을 울려주는 경비 서비스로 불안한 시대의 소비 심리를 적절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 인기상품 심사평 ‘1위 브랜드’ 높은 경쟁력 재확인
2008년 하반기는 고유가, 고물가로 소비자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이 신중해진 시기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선택한 인기상품엔 큰 변화가 없었다. 사실, 인기상품 1위 자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고객 관점에서 노력을 기울인 결과일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인기상품 조사에서는 인기상품 선정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고객 서비스, 디자인, 품질·효능 세 가지 기준에 따른 1위 브랜드를 살펴봤다. 선정된 브랜드 대부분은 부문별 고객서비스, 디자인, 품질·효능 기준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인기상품들이 모든 지표들에서 골고루 경쟁 제품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인기상품 1위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추가된 고객 서비스, 디자인, 품질·효능 기준에 따라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들도 있었다. 일반 승용차 부문에서 쏘나타가 인기상품으로 선정된 반면, 품질, 디자인 측면에서는 제네시스가 1위에 올랐다. 레저용차 부문에서는 기아차 소울과 현대차 베라크루즈의 선전이 눈에 띈다.
매년 대부분 1위 브랜드가 인기상품으로 선정되는 것을 보면서 넘버원 브랜드의 지위가 공고히 유지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1위 자리를 유지하고, 탈환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2009년에는 보다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니즈를 골고루 충족시키며 소비자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인기상품들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배은정 닐슨컴퍼니코리아 이사
■ 히트상품 심사평 ‘안전추구’ 소비자트렌드 겨냥 선전
산업사회의 소비자들은 좋은 품질과 적절한 가격, 그리고 편리한 서비스를 갖춘 제품들을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가 생물학적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킨 후기 산업사회인 ‘탈결핍 사회’에서는 소비자의 니즈가 매우 세분화되고, 따라서 소수를 타깃으로 한 시장도 나름대로 의미를 갖게 된다.
올해 하반기 ‘히트상품’으로는 대규모 시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거나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찾아내어 상품화시킨 브랜드를 선정했다. 이들은 대체로 시장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지만 시장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거나 단기간에 매출액이 상승한 제품, 또는 소비자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의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고 판단되는 제품들이다.
식음료업계는 아직도 식지 않는 웰빙 트렌드를 붙잡은 제품들이 선전했다.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와 남양유업의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가 여기에 속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위조방지장치를 부착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인 점이 주목을 끌었다. 중외제약의 친환경 염색약 창포엔은 두피트러블의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유해화학물질을 제거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점이 평가됐다.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은 통계청이 선정한 ‘2008년 10대 트렌드’에 꼽힐 만큼 최근 두드러지는 소비자트렌드이다. 아이엔지생명의 스마트업인베스트 변액연금보험과 굿벨의 세븐캅(7COP), 보람상조의 장례서비스는 이런 트렌드를 겨냥한 상품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7월부터 처음으로 국제노선에 취항하며 다양한 틈새노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평가됐다.
김경자 가톨릭대학교 교수
■ 어떻게 뽑았나 18~59살 소비자 2천명 구입률·선호도 등 조사 인기상품은 말 그대로 소비자가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는 상품을 말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많이 팔렸다고 해서 모두 소비자가 좋아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비자의 제품 구매는 상품 선호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가격 할인행사나 경품 이벤트 같은 다른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때 잘 팔렸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은 곧 잊혀진다. 따라서 인기상품을 조사할 때는 구매율과 함께 해당 상품에 대한 선호도, 즉 재구매할 뜻이 있는지(재구매의사율) 등에 대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 이런 것들을 골고루 만족시켜야만 진정한 인기상품이라 할 수 있다. 올해 12돌을 맞는 ‘한겨레 소비자인기상품’은 한겨레신문과 닐슨컴퍼니코리아가 인기상품과 히트상품으로 나눠 소비자 조사와 전문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심사작업을 거쳐 선정했다. 인기상품은 전국의 18살 이상, 59살 이하의 소비자 2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거쳐 선정됐다. 제품구입률, 구입의향률, 신규구입률, 제품선호도 등이 조사 항목이다. 행사의 특별상격인 히트상품은 김경자 교수(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아동학), 김석원 닐슨컴퍼니코리아 상무(소비자조사사업본부), 황충연 <한겨레> 광고국장 등 4명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소비자 대상 전화면접 조사 결과와 각 기업의 마케팅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히트상품선 참살이 제품들 인기 여전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불황 시기에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올해 하반기 <한겨레> 인기·히트상품 조사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모험보다는 이미 인정을 받는 상품을 소비하는 ‘안정 지향적’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1위 브랜드와 제품의 지위는 불황일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객 서비스와 품질, 디자인 등 3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인기상품을 선정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인기상품에 큰 변동은 없었다. 끊임없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자체 평가하고 성능이나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있었던 결과다.
2008 하반기 소비자 인기/히트 상품
‘히트 상품’에는 꾸준하면서도 변화하는 소비 성향과 욕구를 포착한 제품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참살이(웰빙)와 관련된 제품은 불황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남양유업의 17차는 여심을 공략한 마케팅과 참살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 ‘탈스트레스’를 위한 지앤지(G&G)가구의 휴식용 안락의자 브랜드인 LA-Z-BOY도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안전함’을 선택하는 소비 성향의 변화는 히트상품 선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이엔지(ING)생명의 스마트업인베스트 연금보험은 보증금액에 대한 안정성이 소비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출시 뒤 3개월 만에 가입자수 1만명을 넘어섰다. 또 굿벨은 유사시 지정된 번호로 연락해주거나, 주변에 사이렌을 울려주는 경비 서비스로 불안한 시대의 소비 심리를 적절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 인기상품 심사평 ‘1위 브랜드’ 높은 경쟁력 재확인
배은정 닐슨컴퍼니코리아 이사
■ 히트상품 심사평 ‘안전추구’ 소비자트렌드 겨냥 선전
김경자 가톨릭대학교 교수
■ 어떻게 뽑았나 18~59살 소비자 2천명 구입률·선호도 등 조사 인기상품은 말 그대로 소비자가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는 상품을 말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많이 팔렸다고 해서 모두 소비자가 좋아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비자의 제품 구매는 상품 선호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가격 할인행사나 경품 이벤트 같은 다른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때 잘 팔렸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은 곧 잊혀진다. 따라서 인기상품을 조사할 때는 구매율과 함께 해당 상품에 대한 선호도, 즉 재구매할 뜻이 있는지(재구매의사율) 등에 대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 이런 것들을 골고루 만족시켜야만 진정한 인기상품이라 할 수 있다. 올해 12돌을 맞는 ‘한겨레 소비자인기상품’은 한겨레신문과 닐슨컴퍼니코리아가 인기상품과 히트상품으로 나눠 소비자 조사와 전문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심사작업을 거쳐 선정했다. 인기상품은 전국의 18살 이상, 59살 이하의 소비자 2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거쳐 선정됐다. 제품구입률, 구입의향률, 신규구입률, 제품선호도 등이 조사 항목이다. 행사의 특별상격인 히트상품은 김경자 교수(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아동학), 김석원 닐슨컴퍼니코리아 상무(소비자조사사업본부), 황충연 <한겨레> 광고국장 등 4명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소비자 대상 전화면접 조사 결과와 각 기업의 마케팅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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