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최근 비온 뒤 쾌청한 날씨가 며칠 동안 계속됐다. 일부 지역은 가시거리가 30㎞에 달했다. 1㎞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던 극심한 황사를 경험한 게 엊그제라 피부로 와닿는 쾌청한 느낌은 훨씬 컸고, 기온도 야외활동에 최적이었다. 하지만 이럴 때 남들처럼 선뜻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로, 나무·잔디·잡초 등에서 주로 나온다. 요즘 같은 봄철에는 주로 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의 원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요 증세는 재채기·콧물·코막힘 등이라서 종종 감기로 오해 받는다. 감기는 보통 7~10일 동안 지속되면서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이 순차적으로 나타나지만, 꽃가루 알레르기는 이런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난다. 노랗고 끈적끈적한 분비물이 나오는 감기와 달리 맑은 콧물이 나온다는 점도 다르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기상과 생활습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오전 시간대에 공기 중 꽃가루 농도가 높다. 비바람을 동반한 천둥 뒤에도 마찬가지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대기의 급격한 순환을 유발하는 뇌우가 꽃가루를 응집한 뒤 비를 통해 다시 공기 중에 꽃가루를 뿌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비온 뒤 따뜻하고 맑게 갠 날, 특히 뇌우 발생 뒤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로열젤리를 먹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로열젤리에는 꽃가루 성분은 없지만 꽃가루의 것과 유사한 단백질이 들어있어 로열젤리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교차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꽃가루 농도가 높은 시기에 가급적 실내에 머물고, 외출할 땐 미세한 꽃가루를 걸러주는 필터 달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려면 조깅이나 자전거타기보다 요가·수영·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운동을 하는 게 안전하다.
알레르기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집이나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 뒤에는 집에 들어오기 전에 옷을 털어줘야 한다. 증세가 심각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피해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는 꽃가루 알레르기 문제를 대기오염 관리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환자에게 꽃가루나 대기오염 물질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
최근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피해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는 꽃가루 알레르기 문제를 대기오염 관리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환자에게 꽃가루나 대기오염 물질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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