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동물행독학사전
구멍벌은 어떻게 집을 찾을까
문어가 그렇게 머리가 좋다고?
문어가 그렇게 머리가 좋다고?
내가 읽은 한 권의 책 /
어린이 동물행독학사전
나의 동물원 방문 경험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창경원 동물원에 간 봄 소풍은 어린 나에게 큰 충격과 상상 그 이상의 세계 경험이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놀라운 판타지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뒤, 나는 이제껏 동물원을 가지 않았다. 자연에서 마음껏 생육번식의 즐거움과 약육강식의 먹이사슬 속에서 그들만의 삶을 누려야 하는데, 우리 안에 갇혀 인간의 노리개가 되어 버린 그들의 모습이 안쓰러워서였다. 그 대신 동물에 관련된 서적을 즐겨 읽거나 텔레비전의 동물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또, 완벽한 인간의 이웃이 된 개, 소, 돼지 등 가축을 만날 때마다 깊은 시선을 던진다. 이런 개인적인 취향 탓일까? <어린이 동물행동학사전>(함께 읽는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동물행동학은 사전적 의미로 ‘동물의 본능이나 습성, 일반 행동의 특성이나 의미, 진화 등을 비교·분석하여 연구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이다. 오스트리아의 한 동물심리학자가 새끼 회색기러기가 처음으로 본 움직이는 물체를 보고 어미로 인식하고 따라다니는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런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현대 동물행동학의 첫걸음이 됐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동화처럼 들려주며, 틈틈이 사람의 행동을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게 한다. 평생을 어두운 땅 속에서 지내는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벌레일지라도, 모든 사람들이 피해 다닐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생긴 파충류라도, 말 못하는 모든 짐승, 그들의 생명이 자연의 질서와 평안은 물론 인간의 생명까지 보호해 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깨닫게 해 준다. 즉, 창조주는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라는 생각에 겸허해지기도 한다. 또, 사람과 동물이 얼마나 가까우며, 얼마나 다른 지도 알려준다. 그 ‘다름과 닮음’을 통해 사람이 동물뿐 아니라 자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힘써야 하는 지 어린이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생각의 의자’에 앉게 한다.
동물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살아가다가 어떻게 죽는가, 구멍벌은 어떻게 집을 찾아올까, 문어가 그렇게 머리가 좋다고? 왜 잉어는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물 위로 머리를 내밀까, 바우어새는 집 인테리어를 직접 한대! 짚신벌레는 단세포생물인데도 어떻게 근사한 곳에서만 사는 걸까, 밑들이벌레 암컷은 선물 주는 남자 친구를 제일 좋아한대! 정말 흥미진진한 이런 이야기뿐 아니라 저자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보고 인간의 행동과 동물의 행동을 비교, 연구한 것을 들려준다.
봄이다. 하지만 날마다 쏟아지는 황사와 자외선의 공포에 대한 뉴스로 시끄럽고 우울하다. 사람은 이렇듯 봄이 와도 두려워해야 할 것이 많지만 우리가 존재조차 인식 못하거나 학대하는 자연의 온갖 벌레와 곤충과 동물들은 이 봄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지구상에서 동물들이 아예 멸종하는 불운한 일이 그치지 않으니 말이다. 노경실/동화작가 ksksn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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