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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법과 제도는 왜 필요한가?

등록 2008-01-06 17:56

우리말 논술 / 이 주제가 왜 중요한가

30.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31. 법과 제도는 왜 필요한가?
32.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하는가?

제도는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설정된 형식이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독일 철학자 아도르노는 개인은 자유 의지에 따라 행위를 선택할 수 있고, 그러한 행위에는 자발적 책임이 따른다고 봤다. 그런데 제도는 이같은 인간의 자발성과 창조성을 억압하는 도구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인간은 거대한 제도의 권력에 저항할 힘을 잃고 스스로 복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정신적 발전은 잘못된 권력에 대한 저항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권력에 대한 무비판적 추종이나 타율적 순종은 자율성을 포기한 행위이며, 나 자신의 의지와 판단 대신 외부의 의지와 판단을 받아들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제도는 불완전한 인간이 안전하고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이며, 제도 가운데 편입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법’은 관습, 도덕 등과 달리 어겼을 경우 처벌받는 강제성을 지닌 사회규범이다.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해 법에 의한 개인 행위의 규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입법이나 집행 과정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논술고사에서는 ‘제도’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비교·분석, 사회적 규제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 법과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 등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2000학년도 고려대 정시

‘제도’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을 드러낸 겔렌과 아도르노의 주장을 밝히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라는 문제가 주어졌다.

제시문 (가)는 독일 철학자 아놀드 겔렌의 <인간학적 연구> 중 일부로 제도에 대한 겔렌의 입장이 나타난 것이었다. 겔렌은 개인이 태어나기 전부터 제도는 존재하므로, 개인은 포괄적 삶의 양식으로서 제도를 받아들이게 된다고 보았다. 또, 제도는 불안정한 인간이 서로를 견뎌내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제도 안에서 삶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시문 (나)는 제시문 (가)의 저자인 아놀드 겔렌과 동시대 철학자인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벌인 논쟁을 보여준 것이었다. 아도르노는 제도의 존립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근원이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경우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역사적 산물인지 점검해 볼 것을 제안했다. 또, 제도의 권력이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그 압력에 따라 개인의 창조성과 자율성이 침해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겔렌은 인간이 제도에 의해 규제되는 것은 인정하지만 제도의 보호 하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모든 인간에게 자율적 판단에 의한 행동이 허용될 경우 과오로 인한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인데, 개인이 그러한 불편과 고통을 겪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제도라고 역설했다. 그러므로 개인은 제도 안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고, 제도에 의한 삶의 제약을 감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1999학년도 이화여대 정시

몽테스키외의 소설 <페르시아인의 편지> 중 한 대목이 단일 제시문으로 주어졌다. 논제는 글에 나타난 부족의 삶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제시문에는 트로글로다이트라는 가상의 부족이 등장한다. 이 부족의 구성원들은 타인의 행복이나 불행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판단이나 행위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 사회는 공정성이나 정의의 관념을 상실한 채 폭력과 사기, 복수가 판을 치는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제시문에 나타난 사례를 통해 법과 질서의 부재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하고, 인간성에 기반한 제도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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