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라기 /
2007년 3월1일. 공교롭게도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같은 날 올스타전을 벌여 인기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프로배구 승리. 모인 팬숫자도 더 많았고, 시청률도 더 높았다. 선수들이 마빡이 세리머니 등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팬들 눈을 사로잡은 게 컸다.
하지만 2007~2008 시즌에 프로배구팬은 올스타전을 볼 수 없다. 프로배구연맹(KOVO)이 10일 이사회를 열어 시즌 일정을 정하면서 한·일 톱매치와 함께 올스타전을 빼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곽노식 프로배구연맹 사무국장은 “올림픽예선 때문에 배구협회 쪽에서 훈련시간을 60일 이상 달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스타전을 하려면 시즌을 6라운드로 해야 하는데, 각 구단이 경기수가 너무 적어진다고 반대해 어쩔 수 없이 톱매치와 올스타전을 치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는 당초 7라운드로 진행되다가 2006~2007 시즌은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때문에 6라운드로 치러진 바 있다.
올스타전은 팬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되는 장이다. 평소 보고 싶었던 배구스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팬들 관심 또한 아주 크다. 정규리그 일정에 영향 미친다고, 또는 선수들 피로도가 커진다는 이유로 시즌에 한번 여는 팬잔치를 거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다. 올스타전을 단지 하나의 경기로만 치부해버리는 배구연맹과 구단의 결정이 아쉽기만 하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나 1997년 첫 발을 뗀 프로농구는 지금껏 올스타전을 단 한번도 거른 적이 없다. 프로축구도 1991년 이후 국가대표 차출문제로 세차례 걸렀을 뿐 매년 치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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