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술자 모멘트’(Sister Souljah moment)라는 정치용어가 있다. 시스터 술자는 미국의 유명한 여성 흑인 래퍼다.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의 일이다. 그해 3월 로드니 킹 사건으로 촉발된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력시위로 흑백 갈등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과격 흑인운동가이자 힙합 가수인 시스터 술자는 <...
1994년 미국 테네시주는 부재자투표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전투표(early voting) 제도를 도입했다. 부재자투표는 미리 신고를 한 부재자만 선거일 이전에 투표할 수 있지만 사전투표는 누구든지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테네시주의 결정은 선거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후 ‘투표는 선거일에 하는 것’이란 개념이 완전히 바뀌...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뒤편에서 만리재를 넘어 서부역까지 이어진 주택가는 언뜻 보기엔 서울의 여느 주택가와 다르지 않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다세대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전형적인 서민 밀집주거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일반 주택가와 다르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헝겊을 가득 채운 대형 쓰레기봉...
국회의원 수는 몇 명이 적절할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도 개편에 착수하면서 이에 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어느 정도의 의회 규모가 바람직한지는 정치학자들에게도 연구 대상이다. 정답은 없지만 수학처럼 공식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타게페라와 슈가트가 만든 ‘의원 수는 인...
혁명이든 정치든, 그것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같다. 권력이다. 요순 시절 임금을 제의받은 허유는 귀가 더럽혀졌다며 물로 씻었다지만, 그 이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을 거절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 권력의 속성이 더러움 또는 추악함일지라도, 사람들이 그걸 물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낡은 체제를 무...
미국에서 19세기까지만 해도 대통령은 별다른 보좌진을 두지 않았다.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1명의 연락비서와 1명의 개인비서만 뒀다. 백악관 비서실이 급격히 팽창하며 공식기구로서 자리잡은 건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이다. 대공황으로 정부 역할이 확대되면서 백악관 참모의 기능이 중요해졌고, 1...
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은 분명한 사실 하나를 확인시켜줬다. 적어도 박 대통령에겐 비서 3인방이 비서실장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비서 3인방을 교체하라는 요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은 ‘김 실장은 추후 교체 고려, 그러나 3인방은 임기 중 교체 불가’다. 김기춘 실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
대통령제에서 기자회견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회 출석을 하지 않는 대통령은 신문·방송의 여과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시민에게 전할 수 있다. 시민은 자신이 뽑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기자의 질문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직접 볼 수 있다. 그래서 1913년 3월 우드로 윌슨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첫 회...
1970년대 초반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법률고문을 지낸 존 딘은 워터게이트 사건 은폐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그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사법거래를 해, 닉슨 대통령 기소를 위한 증언을 해주는 대가로 형을 경감받는다. 1973년 6월 그는 상원의 워터게이트 청문회에 증인으로 섰다. 그의 증언은 닉슨 정권...
대통령의 건강 관리는 어느 나라에서나 관심사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원래 관심의 대상인데다, 건강에 온갖 노력을 쏟는 현대인의 욕구와 맞아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근육이 화제가 됐다. 이전의 퍼스트레이디들과 달리, 미셸은 어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