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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통신비 인하 말 나올 때마다 업체들 ‘합작쇼’ 보기 지겹다

등록 2008-03-10 18:56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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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50.5%를 유지하던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가입자 수 기준)이 올해 들어 50.6%대로 높아졌다. 순증치 점유율은 이보다 높은 것으로 볼 때 앞으로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케이티에프(KTF)와 엘지텔레콤(LGT)이 “휴대전화 시장이 에스케이텔레콤으로 쏠리고 있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한결같이 ‘가입자간(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의 부작용이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대리점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올해 들어 에스케이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데는 케이티에프가 빌미를 제공했다. 연초 케이티에프가 보조금을 늘려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가자 에스케이텔레콤이 대응에 나섰는데, 힘 조절을 잘못해 시장점유율이 목표치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시장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은 ‘빅 브라더’나 다름없다. 시장점유율을 조정할 정도이다. 매달 23~25일쯤 각 업체들의 가입자 수 변화 흐름을 살펴, 시장점유율이 50.5% 밑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대리점 수수료(리베이트)와 보조금을 늘리고, 웃돌 것 같으면 불량 가입자를 털어내 맞춘다. 에스케이텔레콤 쪽은 ‘왜 하필 50.5%냐?’는 질문에 “목표는 50%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40%대로 떨어지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0.5%포인트의 여유분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휴대전화 업체간 요금인하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을 높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은 애써서 시장점유율을 키워봤자 에스케이텔레콤의 ‘한방’이면 허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싸우기보다 호흡을 맞춰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더 우려내는 쪽이 더 낫다. 이용자나 정치권의 요금인하 요구가 나올 때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주연을 맡고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이 추임새를 넣는 ‘요금인하 공연’이 열리고 마는 것도 이런 이유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서도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이 쏠림 주장을 펴자, 에스케이텔레콤은 기다렸다는 듯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하나로텔레콤의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을 함께 이용하면 요금을 깎아주는 ‘이종’ 결합상품 출시 시기를 4월에서 상반기 중으로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긴 시장점유율이 목표치를 넘어서 낮춰야 할 판에 요금 할인 상품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청와대 쪽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 얘기가 다시 들려, 휴대전화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만약 요금 인가를 폐지해 요금인하 경쟁이 일어나게 하겠다는 얘기를 반복하려면 ‘에스케이텔레콤이 휴대전화 시장을 다 가져가도 된다’는 선언도 함께 할 것을 권하고 싶다. 아니면 바둑이나 골프에서 실력 차이에 따라 몇 점(타) 접어주듯, 에스케이텔레콤으로 하여금 800㎒ 대역 주파수 독점 해소 때까지 후발업체들에게 주는 ‘통신망 이용대가(상호접속료)’를 할인해주게 하던지. 물론 이 경우 후발 업체들에게는 “할인받은 접속료는 전액 요금인하나 통신망 투자에 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못하겠다면 기본료를 몇% 깎으라고 하던가. 아니면 이용자들은 그동안 신물나게 봐온 ‘요금인하 시늉 공연’을 또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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