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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옥션 사태’로 누리꾼들 불안감 확산
개인정보 수집 최소·보호책 모색해야

등록 2008-04-22 17:57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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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을 당해 누리꾼 1081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 사태’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옥션 사이트 이용자들이 “내 개인정보가 나쁘게 이용되면 어쩌지”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누리꾼들의 불안감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옥션에 은행 계좌번호까지 제공한 누리꾼들은 계좌의 돈을 빼가는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인다.

“옥션뿐이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해커가 옥션만을 노렸거나 옥션만 해킹한 뒤 ‘손을 씻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의문의 배경에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해킹을 당해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곳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도 케이티(KT), 하나로텔레콤, 다음커뮤니케이션 같은 대형 통신·인터넷 업체들이 해킹을 당해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경찰이 해커를 잡을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인터넷 사이트들이 해킹을 당해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순간부터 예고돼 있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방화벽이 처진 곳의 자료는 언제나 해커들의 눈길을 끌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누리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동안 목이 터져라 인터넷 사이트들의 회원 개인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을 서둘러 제정해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수집된 개인정보가 엄격하게 보호·관리되게 해야 한다고 외쳐온 것도 이런 상황을 예상해서다.

하지만 정부는 누리꾼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애써 키운 인터넷 서비스 산업을 죽일 수 있고, 규제완화 흐름에 역행한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인터넷 업계 편에 붙어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 및 보호 요구를 ‘저쪽 사람들의 주장’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도 그냥 넘어갈 때가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언제인가부터는 개인정보 침해나 유출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돼왔다.

옥션 사태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끈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옥션 사태로 개인정보 보호 법과 제도가 정비되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아쉽지만 비싼 수업료 냈다고 치부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옥션 사태의 원인을 해킹이 아닌 개인정보 과다 수집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원인 진단도, 대책 마련도 기대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가장 확실하게 보호하는 방법은 수집하지 않는 것이다. 수집해야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했으면 속된 말로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 해킹을 당했으니 우리도 피해자라는 변명이 통하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는 ‘전기 철조망 논리’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유출했을 때는 가축이 우리를 넘다 전기 철조망에 걸렸을 때처럼 따끔한 맛을 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호할 자신이 없으면 수집할 엄두조차 못하게 하는 것, 그게 개인정보를 확실하게 보호하는 방법이란 것이다.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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