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이라크 참전 미군 100인 인터뷰
문명 발상지 극심한 가난
끝없는 의심 끝에 선 불안
문명 발상지 극심한 가난
끝없는 의심 끝에 선 불안
이라크 주둔 미군들은 ‘극단의 땅’ 이라크에서 날마다 ‘저마다의 작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미군 100명을 인터뷰해서 19일 보도했다.
병사들은 이 인터뷰에서 ‘전쟁에서 졌다는 것이 주둔한 동안의 느낌’이라고 말했디. 신문은 연간 온도차가 화씨 100도(섭씨 38도 가량)를 넘는 이라크가 문명의 발상지이면서도 극심한 가난이 여전히 남아 있는 ‘극단의 땅’이라며, 이곳에서 미군들은 ‘극단’과 대처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중 첫째는 극단적 의심이다. “누가 적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모두가 같은 복장에 똑같아 보여서 누가 테러리스트이고 아닌지 알 수가 없다”고 한 주방위군 소속 병사는 말했다.
다음은 극단적 감정이다. 병사들은 ‘폭탄이 어디든 널려 있어 영화 속에 있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시내로 차를 몰고 들어가면 들판의 여인들과 지붕 위의 어린이와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폭발당하기를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이라고 한 병사는 말했다.
극도의 걱정도 따른다. 전우들과 자신이 어떻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한다고 병사들은 전했다.
병사들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신들이 헌신적으로 복무하는데도 전황은 유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병사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민심을 잡는 데 실패했다며, “그들(이라크인들)은 미군에게 갈수록 협조를 안 하려고 하는 반면, 저항세력에게는 더욱 수용적인 걸 알 수 있다”며 “거기 있었던 해에 전쟁에 졌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병사는 “(미국에 있는) 아이의 사진이 훼손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사진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나는 사람들을 날려버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기술도 없다”는 한 야전포병의 말을 중간 제목으로 달기도 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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