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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인민전쟁’ 선언…17일 자정까지 ‘투항’ 통첩

등록 2008-03-16 14:48수정 2008-03-16 17:00

티베트 수도 라싸 시위현장. 라싸/AFP
티베트 수도 라싸 시위현장. 라싸/AFP
티베트 20년 만에 최악의 폭력시위로 10명 사망
티베트 망명정부는 최대 100명 사망설 제기
20년 만의 최악의 유혈 폭력시위가 발생한 티베트(시짱.西藏)의 수도 라싸(拉薩)는 16일 시위가 중단된 가운데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의 질서 회복을 위한 '인민전쟁'을 선언하고 군중들을 동원하기 시작했으며 시위대에 대해서는 17일 자정까지 자진 투항하라는 최후 통첩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중국 시짱자치구 정부는 이번 시위사태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나 티베트 망명정부는 최대 100명 사망설이 나돈다고 주장했다.

티베트 주민들은 이날 중국 무장경찰들이 라싸 시내 곳곳에서 순찰과 검문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일이 가택수색을 하며 티베트 시위대 검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도제처죽(多吉次珠) 라싸 시장은 "라싸에 계엄령이 발령되지 않았으며 티베트 전체 상황은 이제 아주 좋다"고 말했으나 라싸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화약고로 남아있다.

◇ 폭도로 돌변한 시위대 한족 무차별 구타 = 이번 시위는 지난 14일 오후 1시10분(현지시각)께 라싸 도심 라모기아사원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유혈사태로 번졌다.

화염병과 돌, 쇠파이프, 칼로 무장한 시위대는 경찰 차량과 정부 청사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질렀으며 길거리에서 부딪히게 되는 한족들을 무차별적으로로 구타했다.

폭도로 변한 시위대는 차량과 상점 등 160여개 장소에 불을 질렀으며 한족이 운영하는 상점을 약탈했다.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 1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중 2명은 중태다.

중국 시짱자치구 수도 라싸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투쟁한 1959년 봉기일 4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라마교 승려들의 소규모 시위가 잇따라 일어났다.

끌려가는 반중 시위 티벳인들= 주(駐)인도 티베트 망명정부 본부가 소재해있는 다름살라를 둘러싼 캉그라 지구 경계에서 약 20km 떨어진 데라에서 13일 인도 경찰이 반(反)중국 시위행진에 참가한 한 티베트 시위자를 구속하고 있다. 인도 경찰은 이날 새벽 중국의 올림픽 경기 유치에 항의해 인도 북부에서 티베트를 향해 행진하던 100여명의 티베트 망명자들을 구속했다고 조직위원들과 관리들이 말했다. AP 연합
끌려가는 반중 시위 티벳인들= 주(駐)인도 티베트 망명정부 본부가 소재해있는 다름살라를 둘러싼 캉그라 지구 경계에서 약 20km 떨어진 데라에서 13일 인도 경찰이 반(反)중국 시위행진에 참가한 한 티베트 시위자를 구속하고 있다. 인도 경찰은 이날 새벽 중국의 올림픽 경기 유치에 항의해 인도 북부에서 티베트를 향해 행진하던 100여명의 티베트 망명자들을 구속했다고 조직위원들과 관리들이 말했다. AP 연합
◇ 사망자 수 놓고 주장 엇갈려 = 중국 정부는 이번 유혈 폭력시위로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티베트 망명정부는 확인된 사망자만 30명에 달한다고 일축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15일 시짱자치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시위로 1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고 그러나 외국인 피해자는 보고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시짱자치구 정부 소식통들은 "희생자들은 모두 일반 시민으로 불에 타 숨졌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호텔 종업원 2명과 상점 주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미확인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경찰이 티베트 시위대 100명 정도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성명을 통해 "최근 시위는 억압적인 중국 정부로부터 독립하려는 티베트인들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유엔이 즉각 대표단를 파견할 것을 촉구했다.

◇ 긴박하게 움직인 중국 지도부 =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은 14일 오후 7시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폐막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15일 새벽 1시를 기해 당.정, 지방정부 지도부에 "티베트 상황이 심각하다. 현지 경찰서와 신화통신 사무실을 포함한 정부 관공서가 불에 탔다"는 내용의 회람문을 돌리도록 조치했다.

그는 또 베이징에 머물고 있던 장칭리(張慶黎) 시짱자치구 당서기와 장신펑(張新楓) 공안부 부부장 등을 라싸시로 급파해 사후 수습과 시위 재발 방지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장칭리 당서기는 15일 오후 시짱자치구 상무위원회 긴급 확대회의를 열고 질서 회복을 위한 인민전쟁을 선언하고 달라이 라마 지원세력에 대한 공격에 나서기로 했다.

◇ 시위대 17일 자정까지 투항 통첩 = 중국 사법당국은 티베트 시위대에 대해 17일 자정까지 투항할 것을 촉구하고 투항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시짱자치구 고등인민법원과 인민검찰원, 공안국은 15일 "폭도들이 방화를 하고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고 비난하고 시위대에 대해 투항하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발표했다.

공고문은 "투항하거나 다른 범법자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제하겠지만 이들을 숨기거나 은신처를 제공하는 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짱자치구 관리들은 "무장경찰들은 폭도들이 방화한 은행과 슈퍼마켓, 학교, 병원 등 시위현장에서 일본인 관광객 3명을 포함해 580명 이상의 시민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거리에서 14일 자동차 한대가 불타고 있다. (AFP)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거리에서 14일 자동차 한대가 불타고 있다. (AFP)
◇ 전 세계로 확산되는 티베트 동조 시위 = 미국 뉴욕 유엔본부와 인도 뉴델리, 호주 시드니 등 세계 곳곳에서 이번 티베트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동조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는 14일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40~50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티베트를 독립시켜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국은 티베트인을 그만 죽이라'고 촉구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도 승려 수십 명을 포함한 1천여명의 시위대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촛불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네팔 주재 중국대사관을 향해 행진하다가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중국 간쑤(甘肅)성 샤허(夏河)에서도 승려들이 이끈 3천~4천명 규모의 시위대가 라부렁사(拉卜楞寺)를 출발, 시청을 향해 행진하다가 경찰과 대치했다고 티베트 인권단체가 주장했다.

이밖에 호주에서도 15일 시드니 주재 중국 총영사관 밖에서 시위가 일어났으며 대만 타이베이(臺北)에 있는 단체 '대만 내 티베트인의 친구'도 동조 시위를 벌였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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