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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건강이야기] ‘불면증’ 시달리는 사람엔 마음 편한 음악이 ‘수면제’

등록 2006-04-18 15:48수정 2006-04-19 14:25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특별한 이유 없이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는 50살의 김한국씨. 어느 날 잠자리에서 우연히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음악은 평소 좋아하던 모차르트의 곡이었다. 김씨는 이날도 여느 때처럼 잠들기 힘들었지만 기분은 괜찮았다. 이러한 느낌을 몇 차례 더 경험한 그는 이제 잠자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습관이 됐다. 그런데 김씨에게 신기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수면잠복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이다.

수면잠복기에는 각성상태와 수면상태가 반복된다. 이 시기에 걱정이나 긴장을 하면 각성도가 높아져 수면상태에 이르기 힘들다. 그런데 잠들기 전에 음악을 들으면 수면잠복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가 늘고 있다.

2003년 <미국음악치료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서 음악을 들으며 잠든 20명의 대학생들은 음악을 듣지 않고 잠든 동료에 비해 수면잠복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실험 참가자들에게 빨리 잠들도록 노력하라는 요청을 하자 결과는 반대였다. 음악을 들은 집단의 수면잠복기가 오히려 더 길었다. 빨리 잠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상황에서 뇌는 음악을 방해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을 때 뇌가 그것을 처리해야 할 정보로 인식한다면 음악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악기가 사용되고 구조적으로 복잡한 음악은 뇌를 자극하여 긴장하게 만든다. 이 점에서 난해하고 이해하기 힘든 현대음악이나 장식음이 많은 낭만주의 음악보다 형식이 간단하고 분명한 고전주의 음악이 수면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사가 없으면 그만큼 신경 쓸 일이 적어지므로 수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사가 없더라도 그 음악을 들으면 과거의 기억을 강하게 떠올려주는 음악은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기분을 좋게 만들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음악도 좋다. 따라서 슬픈 느낌을 주는 단조나 애매한 느낌의 무조보다는 들으면 밝고 가벼운 기분이 드는 장조 음악이 권장된다.

특정한 장르의 음악을 골라 듣는 것도 효과가 있지만 자신에게 친숙한 음악을 듣는 것은 잠을 잘 오게 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음악을 억지로 듣는 것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남들에게는 댄스음악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장가로 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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