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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3일 금강산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금강산은 우리나라와 가깝고도 먼 곳에 있다. 북한은 한민족이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국경을 맞대고 있을 만큼 가깝기도 하지만, 갑자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예측불허의 행동을 할 만큼 멀기도 하다. 실제 북한 땅에 가보니 여기서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는 북한은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 마주친 것이 바로 북한 군인의 가슴에 달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붉은 배지였다. 그리고 처음 들은 말은 반드시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고, 아무데서나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였다. 남한 사람들이 가는 곳곳마다 붉은 기를 든 군인이 있을 것이고, 의심받을 행동을 하면 그 군인들이 기를 높이 올려 체포해 갈 거라고도 했다. 군인들은 정말로 가는 곳마다 있었으며, 인사를 해도 절대 받아주지 않았다. 마치 영국의 근위병처럼 딱딱한 표정에 인형 같았다. 다만 남한 관광객이 지나갈 때마다 눈을 굴려 관찰하는 것이 매우 능숙해 보였다.
그렇지만 몇몇 북한 사람과는 이야기를 해 보았다. 주로 금강산에서 만난 기념품 판매인들과 대화를 했다. 한 판매인은 젊은 여성이었는데, 아무래도 손님이 학생들이다 보니 경계를 좀 풀고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노래 한 곡 불러 달라는 학생들의 부탁에 북한 유행가를 좀 불러주기까지 했다. 그는 손수건에 글귀를 적어 달라는 학생들의 부탁에 “통일하면 다시 봅시다.”라고 적어 주었다.
길거리에서 여군과도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여군은 남한 학생들의 교육 과정에 관심이 있어 보였다. 몇 학년이며,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묻는 말에는 학생들은 쉽게 대답했다. 그러나 “전공은 뭡네까?”하는 물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학생들은 남한에서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배우며, 이과인지 문과인지만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에도 자본주의가 조금씩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숙소 주변에는 상점이 여러 군데가 있었는데, 모두 남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코 싸지 않은 물건을 팔고 있었다. 물건도 허쉬 초콜릿, 맨토스, 새우깡 등 남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튿날 올라간 금강산은 정말이지 아름다고 아름다웠다. 초록빛이 감도는 물빛하며 안개에 싸인 산봉우리, 웅장한 골짜기까지, 금강산은 한민족의 보석이라 할 만했다.
수학여행 내내 남북한이 서로 다른 체제에 있다는 점을 뼛속 깊이 느꼈다. 하지만, 어떤 이념, 사상보다 사람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더구나 우리는 반만년을 같이 부대껴온 한민족이 아니던가? 환한 웃음으로 민족이 하나되는 날이 와서 수학여행이 아니라 소풍 삼아 금강산에 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은별/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 coonyhooty@naver.com
수학여행 내내 남북한이 서로 다른 체제에 있다는 점을 뼛속 깊이 느꼈다. 하지만, 어떤 이념, 사상보다 사람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더구나 우리는 반만년을 같이 부대껴온 한민족이 아니던가? 환한 웃음으로 민족이 하나되는 날이 와서 수학여행이 아니라 소풍 삼아 금강산에 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은별/민족사관고등학교 1학년 coonyhoo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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