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양희원/화성 삼괴중 1학년
내가 4학년 때 일이야.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었어. 선생님께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검사를 맡으라고 하셨어. 난 문제를 풀다 모르면 뒤에 답을 몰래 보고 썼어. 그런데 옆에 있던 내 친구가 나랑 같은 문제집이었던 거야. 그래서 이번에는 바꿔치기를 해서 친구 문제집으로 검사를 맡았지.
그런데 선생님께서 “너 글씨가 다르다” 하시는 거야. (난감….) 결국 들키고 말았어. 그래서 다른 애들은 나가서 노는데 나만 혼자 남아서 문제집을 풀게 됐지. 그런데 조금 뒤에 선생님께서 나보고 “너도 나가서 놀아라” 하고 말씀하셨어. 그 때 기분이 마치 날아갈 듯, 기쁨 그 자체였어. 나는 기뻐서 양손을 벌리고 복도를 달려가는데 그만 옆에 튀어나온 벽에 내 손등을 정확히 받히고 말았어. (아픔 ㅠㅠ) 너무 아파서 바로 뒷걸음을 쳤는데 이번에는 교실 앞 문에 내 등을 부딪혀서 등까지 아프게 되었지.
그렇게 두 군데가 다 아픈데도 일단 계단을 내려가 운동장에 나갔지. 그런데 아이들이 하필 피구를 하고 있었어. 순간 당황했지만 오래 생각도 않고 그냥 거기에 끼게 됐지. 공을 던지는데도 손이 아파서 세게 힘을 주지 못했고, “아야야” 하며 고통 속에서 나오는 소리와 함께 간신히 던졌지. 내가 그 때 ‘한 피구’ 했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었지. 그러다 내가 공을 던진 뒤 그 쪽에서 내게 공격을 해서 본능적으로 받았는데, 하필 다친 오른 손으로 받았어. 너무 아파서 공을 놓치고 말았어. 아파 죽겠는데 그 공이 상대편 쪽으로 넘어가서 다시 나에게로 던져져 다른 손을 정확히 강타한 거야. 난 아웃이 됐어. 매우 아팠어. 선생님께 말을 못했어. 아까 문제집 풀면서 잘못한 것 때문에 벌 받은 느낌이었거든.
겨우겨우 학교 수업을 마치고 아빠 사무실에 갔어. 거기 있던 삼촌이 내 손을 만지더니 손등에 금이 갔다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믿지 않았어. 그런데 다시 손을 눌러 보니까 시퍼렇게 부은 곳 너무 아픈 거야. 집에 가서 “엄마, 나 손에 금갔어” 하니까 엄마가 병원으로 데리고 가셨지.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정말 손에 금이 갔대. 난 깁스를 했어. 집에 와서 씻으려고 하는데 한쪽 손을 못 쓰니까 불편한 거야. 그래서 조심조심 했는데 그만 깁스 속에 물이 들어가고 말았어. 간지러워서 젓가락으로 그 속을 긁었어. 깁스를 하면 무척 간지럽거든. 불편하고 간지러워서 고생을 많이 했어. 그 날 두 가지 결심을 했지.
‘아무리 문제집 풀기 싫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아무 곳에서나 두 팔을 벌리고 달리지 말자.’ 이게 바로 내 이야기야. 끝까지 들어 줘서 고마워. <평> 이야기하며 글과 친해지기 학생들에게 글쓰기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말한 뒤 그것을 글로 옮기도록 해 보았다. 말한 것을 그대로 옮겨 쓰면 어법이나 맞춤법이 눈에 거슬리지만, 글쓰기에 즐겁게 참여하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다. 희원이는 신명나게 이야기한 뒤라 글쓰기도 즐겁게 참여했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반 학생 모두가 배꼽 빠지게 웃었고, 쓴 글을 읽을 때는 잔잔한 웃음을 띄울 수 있었다. 신병준/화성 삼괴중 교사 bandiburi@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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