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짝사랑’에 대한 짧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입었던 꽃무늬 원피스만큼이나 아스라한 단어 짝사랑에 대해서 곱씹다 보니 떠오른 게 있습니다. 짝사랑 따위는 내 사전의 단어가 아니라고 기고만장하던 20대 초반 저에게도 짝사랑은 있었습니다. 바로 샬랄라한 스타일의 옷차림이었습니다. 일단...
참으로 요상한 봄날이었다. 4월하고도 중순이 다 되도록 부러운 옷차림은 봄 냄새 물씬 나는 화사한 블라우스나 원색의 면재킷이 아니라 두툼한 오리털 파카였다. 여름이 되고서야 겨울옷을 정리하는 습관을 고쳐 다운점퍼와 모직코트를 일찌감치 세탁소에 보냈더니 내내 헐벗고 비참한 봄이었다. 진해에 군항제가 열...